- 기자간담회 이모저모 -김대중 대통령의 14일 기자간담회를 관통한 메시지는 강한 정부, 강한 리더십이었다. 딱 부러지는 어조와 표현, 결의에 찬 표정 등 외형도 강했지만, 김대통령이 밝힌 재벌정책이나 조치 등 내용은 더 강했다.
재벌개혁에 대해 『기다릴만큼 기다렸다』 『대통령과 정부의지는 확고하다』는 모두 발언은 최후통첩이나 다름없었다. 일문일답에서 언급한 『(재벌에 대한 제재를) 말로만 하는 게 아니라 실천토록 할 것』 『(재벌들은) 눈에 보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대목도 마찬가지였다.
재벌들의 구조개혁 불이행에 대해서도 「제재」라는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5대 재벌도 워크아웃 대상에 선정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김대통령은 『그렇다』는 한마디로 선을 그었다.
경제개혁에 대한 강력한 의지는 김대통령만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배석한 이규성 재경·이기호 노동장관,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도 한 치의 오차없이 철저한 구조개혁을 강조했다. 틈새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경제수뇌진이 확고한 플랜을 짜 놓았다는 인상마저 주었다.
김대통령은 정치개혁에 대해서도 불퇴전의 결의를 내비쳤다. 김대통령은 『정부 입장에서, 여당 총재 입장에서 적극 개입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년 경제, 외교·안보에 치중하느라 정치권에 맡기는 태도를 취했지만 금년에는 할 수 있는 노력을 정치개혁에 보태겠다』는 언급도 있었다.
지역갈등 문제에 대해서도 『피투성이의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격한 심정을 토로했고 『일부에서 정치적 목적으로 지역감정을 선동하는 부끄러운 행태를 보이는 사람도 있다』며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을 겨냥하기도 했다.
이날 회견은 청와대 박지원(朴智元)대변인 등 공보팀의 제안으로 김대통령과 기자들의 거리를 60㎝로 근접시켰다. 전례없이 「근접 간담회」가 이루어진 탓인지, 김대통령의 메시지는 강력했다.
박대변인은 회견후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병행하는 과정에서 약체 정부라는 의문제기가 있었지만 이번 간담회를 계기로 강한 정부임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영성기자 leey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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