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보상태에 빠진 반도체부문의 대규모사업교환(빅딜)협상이 결승점을 향하고 있다.현대그룹의 정몽헌(鄭夢憲)회장과 구본무(具本茂) LG그룹회장이 주말께 전격 회동, 최대쟁점인 가격문제에 최종담판을 벌여 빅딜협상에 종지부를 찍을 가능성이 높다.
이와관련, 현대그룹 박세용(朴世勇) 구조조정본부장은 13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5대그룹 구조조정본부장회의에 참석한 후 『16일이후 양그룹 회장의 만남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빅딜담판의 열쇠를 쥐고 있는 정회장은 13일 이란 가스전 개발사업 수주를 위해 프랑스로 출국했으며, 16일 귀국할 예정이다.
이로써 1월6일 LG 구회장이 반도체사업을 현대에 양도키로 선언한 후 4개월가량 끌어온 반도체빅딜의 마라톤협상은 결승점에 들어섰다. 특히 양그룹간 조단위이상의 인수가격차는 최근 수천억원대로 좁혀져 전격타결의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총수회동의 전격성사 배경
양그룹회장이 주말께 만나기로 한 것은 청와대의 채찍질과 금융당국의 압박작전이 주효했다. 청와대는 정부·재계간담회를 5대그룹 빅딜을 최종마무리하는 장으로 만들기 위해 간담회일정을 당초 22일에서 그이후로 연기하면서까지 현대와 LG측에 대승적 결단을 촉구해왔다. 특히 금융감독원은 인수가격에 대한 양보안을 내놓지 않은 현대에 대해 칼을 빼들었다. 금융감독원은 8일 현대상선등 계열사가 전자의 주가조작에 개입한 혐의를 포착하고, 검찰에 수사의뢰키로 하는 등 초강경제재카드를 내놓았다.
정몽헌회장은 이에따라 동남아출장일정을 앞당겨 급거귀국, 9일 금감위 이헌재(李憲宰)위원장을 예방하고 빅딜이 조속히 타결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현대도 전자의 주가조작 파문을 조속히 봉합하기 위해 발걸음을 빨리했고 급기야 총수회동을 통해 빅딜합의를 시도하게 됐다.
■인수가격차 해소가 최대관건
양그룹은 반도체인수가격에 대해 상당폭 이견을 좁혔다. 강봉균(康奉均) 청와대경제수석은 11일 『반도체인수가격차가 조단위에서 수천억원대로 좁혀졌다』고 강조하며 정부 ·재계간담회이전에 타결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는 현대와 LG가 가격문제에 대해 신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접점을 계속 좁혀가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는 시종일관 주가를 감안하여 1조2,000억원을 고수해왔으나 최근 수천억원대를 올려주겠다는 신축적인 입장으로 돌아섰다.
LG도 반도체사업포기직후 7조∼8조원(주가시세+ 프리미엄+향후5년간 시너지효과의 반분)에서 4조원→3조5,000억원→3조원대로 가격을 계속 낮춰왔다. 관계자들은 따라서 양그룹 총수의 회동과 함께 반도체 빅딜이 전기를 맞을 것이지만 인수가격에 대한 이견폭이 아직도 적지않아 최종 합의까지는 적지않은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있다.
/이의춘기자 eclee@hk.co.kr
◆반도체빅딜일지
98.9.3=현대_LG 반도체통합법인 설립합의
10.7=전경련 반도체통합계획 수립
11.11=책임경영주체 평가기관으로 ADL선정
99.1.6=구본무LG회장, 반도체사업 포기선언
1.7=정몽헌현대회장, 고용승계약속
1.11=LG, 매각대금으로 주가총액외에 향후5년간 시너지효과의 반분요구
1.12=현대, 인수대금 1조2,000억원 제시
2.11=주식가치평가위 구성, 3월7일 이전 계약체결합의
2.28=주식가치평가위 중재실패
3.3=이헌재 금감위원장, 「빅딜협상 마지막 1㎞남았다」
4.8=금감원, 현대전자 주가 조작혐의포착, 검찰수사의뢰키로
4.9=정몽헌회장, 이헌재위원장방문 빅딜 조속합의 약속
4.13=5대그룹구조조정본부장 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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