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이호철(67)씨가 소설이 아닌, 통일에 관한 글을 모은 「한살림 통일론」(정우사 발행)을 냈다. 지난 해 8월말 9박10일간의 북한방문기와 통일에 관한 방송칼럼 등을 모은 것이다. 『정치적 통일 같은 것은 안한들 어떻습니까. 그런 쪽은 일단 미뤄두고, 이렇게 부분부분, 형편형편 만큼으로 「한살림」을 차리는 쪽으로 들어서면 그것이 통일이지 딴 것이겠습니까』이씨는 『지난 해부터 판은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스스로도 월남한지 50여년만에 북한 땅을 밟아보고는 그런 기운을 체감했다는 것이다. 『내 이야기를 듣고 문학 하는 사람의 순진한 생각이라고 치부할 사람들도 많겠지만 그렇더라도 「한살림」은 차려야 합니다. 실제로도 가능합니다』 그는 북한을 방문해보니 『그쪽도 싸움할 분위기는 아니더라. 가난하고 어렵지만 사람들 질박하고, 해방후 공산정권 치하에서 5년간 살던 때의 감정이 많이 누그러지더라』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 방문에서 막상 고향(원산)은 가보지 못했지만 돌아온 후 북한측으로부터 아직 생존해있는 막내 누이동생의 소식을 들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는 금강산으로, 6학년 때는 서울로 수학여행을 했습니다. 그런 시절이 다시 와야지요』라며 이씨는 북한방문 당시 안내원이 보내준 「심장에 남는 사람」이란 시를 들려주었다. 「오랜 세월을 같이 있어도/기억 속에 없는 이 있고/잠간 만나도 잠간 만나도/심장 속에 남는 이 있네/아아 그런 사람 나는 못 잊어」. 그는 『통일은 이런 사사로운 관계가 많이 이뤄지는 것 외에 길이 따로 있을 것같지 않다』며 『올 여름에는 (원산) 송도원 해수욕장에서 목욕하는 것이 내 바람』이라고 말했다. 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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