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하 사상기행」은 생명운동에서 율려에 이르기까지 김지하 사상의 원류가 된 기행의 기록이다. 84년 겨울, 막 「생명운동」이라는 거대담론을 들고 나와 동학과 증산도를 재해석하던 그는 우리 민중사상의 뿌리를 찾기 위해 최제우와 강증산의 발자취를 따라 서울 운당여관을 출발해 공주 부여 논산 익산 김제 남원 고부를 둘러본다. 나중에 영화감독이 된 장선우가 승합차를 운전하고, 소설가 이문구가 여정을 기록하고, 소설가 송기원이 그의 대작자로 나섰으며 판소리꾼 임진택, 승려 원경 등이 동행했다. 도중에 소설가 송기숙 황석영, 풍수지리학자 최창조 등이 합류했다.두 권으로 된 책의 첫 권은 이문구씨가 특유의 입담으로 정리한 당시의 기록이다. 이중 일부는 계간 「실천문학」85년 봄호에 게재됐으나 「민중교육」사건으로 이 잡지가 폐간되면서 연재도 중단됐다. 그후 14년동안 이 원고는 묻혀있었다. 98년 실천문학사가 이삿짐을 정리하다 당시의 10여권의 녹취노트를 발견했고 「김지하 사상기행」의 1권은 바로 이 노트를 복원정리한 결과다.
이씨는 당시의 김씨를 『무대에 서면 광대요, 누각에 서면 풍류객이요, 화롯가에 앉으면 한량이요, 저잣거리에 나서면 활수의 목소리요, 부르면 가수 읊으면 소인, 입을 다물면 묵객』이라고 묘사하고 있다.
2권은 이 작업을 하면서 황지우 시인이 지난해 11월 29일 김씨와 꼬박 하루를 대담한 인터뷰 내용(본지 2월24일자 16면 보도) 이다. 김씨는 여기에서 자신의 사상내용과 발전과정을 동서고금을 종횡하며 털어놓는다. 말미에는 황씨가 14년전 김씨 여정을 그대로 다시 밟은 답사의 기록과 지도, 모두 100여 컷의 사진자료를 수록했다. 이 사진들을 보여주는 「황지우 사진전」이 「김지하 사상기행」의 출판기념회를 겸해 14~20일 서울 인사동 「대안공간 풀」(02_735_4805)에서 열린다.
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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