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은 목적지조차 암담한 밤길을 걷는 것 같은 우리 삶의 동행자가 아닌가 생각한다』 소설가 이청준(60)씨의 문학인생을 한 권에 정리한 「오마니」(문학과의식 발행)가 발간됐다.「오마니」는 문학과의식사가 「나의 삶 나의 문학」이라는 부제로 발행하는 작가 시리즈의 첫 권. 이씨에 이어 박범신 이윤기 전상국 현길언 이제하 홍성원 윤흥길 김춘수 김종길 오세영 조병화씨 등의 시리즈가 이어진다. 등단작과 대담, 작품론, 문학자서전, 연보, 작품목록과 희귀한 사진자료 등 한 작가에 대한 전모가 소개된다. 신작도 발표되는데 이씨는 월남한 단역배우가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과 함께 형수에 대한 은밀한 모정을 간직하는 이야기를 담은 「오마니」 「빛과 사슬」 두 편을 실었다.
이 책에서 이씨는 35년 문학인생을 되돌아보며 소설 쓰기를 「밤길에서의 동행자 찾기」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요즘 우리 소설이 삶에 대한 정보의 생산이나 전망보다 대량 첨단 정보매체 시대에 상응하는 유통적 생산(장르 파괴, 매체영역 확대유통, 패러디, 복합모방 작품 등) 쪽에 관심이 기우는 방향이 완연해 보이는 바, 나 또한 그런 유혹에서 얼마나 벗어날 수 있을지, 동행자들을 위한 작은 발자국 하나라도 남길 수 있을지 지극히 의문스럽다』고 최근의 작품경향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대담에서 자신의 작품세계에 영향을 미친 일들을 세세하게 털어놓은 사연들도 흥미롭다. 하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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