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3일에 걸친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의 부산·경남(PK) 「극언 시리즈」를 지켜본 정치권 인사들이 공통적으로 던지는 질문이 하나 있다. 『도대체 YS가 무슨 마음을 먹고 저러느냐』는 것이다. 오랜 세월 「양김사(兩金史)」를 몸으로 겪어온 이들은 『필생의 경쟁의식이 왜곡된 형태로 발현된 것 아니냐』고 말한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현 정권에 대한 「저주」를 불렀고, 급기야는 「DJ 무너뜨리기」를 여생의 업으로 삼게 되는 결과로까지 이어졌다는 얘기다. 『정치 하나로 살아온 사람으로서 정치적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것 자체가 자신이 죽지 않았음을 확인하는 수단』이라는 풀이도 있다.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 무엇보다 YS는 확실한 목표 없이 무턱대고 일을 저지르지 않는 스타일이라는 게 「김영삼식 정치」에 익숙한 인사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더욱이 여론의 몰매를 맞으면서까지 사단을 벌일 때에는 다 그만한 노림수가 있다는 것이다.
결국 관심의 핵은 노림수의 실체가 되겠는데, 『YS가 내각제 문제까지 포함, 향후 정국을 겨냥한 장기포석에 들어갔다』는 게 현재로선 가장 설득력 있는 시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민주계의 한 핵심 의원은 이와관련, 『YS는 내각제 문제가 본격적으로 이슈화할 때를 대비, 논의구조에 참여하기 위한 지역확보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면서 『내각제로 가지 않는 경우라 하더라도 PK를 근거지로 최대한 영향력을 확대해 놓아야 후일을 도모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YS가 여론의 역풍을 맞으면서 지역감정 조장발언을 서슴없이 하는 것도, 「주인없이 방황하는」 PK정서가 결국은 자신에게로 환류(還流)하리라 믿고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홍희곤기자 h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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