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학급혁명] "아이들 눈높이서 비판정신 길러줘라"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학급혁명] "아이들 눈높이서 비판정신 길러줘라"

입력
1999.04.09 00:00
0 0

 - 일본참교육 선구자 고니시 「학급혁명」국내 재출간 -『저는 교직원화장실에 가지 않습니다. 아이들과 나란히 서서 「쏴아」합니다. 그러면서 「아까 산수문제 알겠어?」라고 건네면 아이들은 「알아요」하든가 「확실하게 이해가 가진 않아요」라며 속을 털어놓습니다』.

일본판 참교육의 선구자 고니시 겐지로(小西健二郞·1924~1997). 시골 초등학교교사로 평생을 보냈던 그가 열린 교육을 실천하며 기록한 책「학급혁명」(사계절)이 재출간됐다.

55년 일본에서 나왔을 당시 교사와 학부모들에 엄청난 충격과 반향을 일으키며 교육정책에 까지 영향을 주었던 책으로 국내에는 88년 처음 소개됐다.

고니시가 일관되게 던지는 메시지는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따뜻하게 감싸주면서 사물을 바르게 보고 날카롭게 비판하는 정신을 길러주라는 것. 반세기 가깝게 시간이 흐르고 상황이 다르지만 그가 제시한 지적과 교육방향은 아직도 유효하다.

그는 직설적인 교육보다는 아이들이 스스로 깨닫게 하는 방식을 즐겨 사용했다. 『교실에 갈 때 책을 펴들고 어정어정 걸어갑니다. 가야할 교실을 지나쳐서 한참 가다가 다른 교실임을 알아차린 후 서둘러 제 교실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너무 너무 재미있는데」라며 한 구절을 읽어줍니다. 그 후 아이들은 다른 말이 없어도 그 책을 열심히 읽습니다』.

일기쓰기는 생활지도를 위한 전제였다. 일기를 통해 아이들의 고민과 생각을 알아내 생활지도의 근거로 삼았다. 『…집안일을 돕다가 숙제를 반밖에 못하고 그대로 잠이 들었다』는 아이에겐 매를 들지 않았고, 『…이가 쑤셔 며칠 잠을 못잤다』는 아이에게 『왜 멍하게 앉아있느냐』고 핀잔을 주지 않았다.

비판정신에 대해서는 유달리 강조했다. 그는 어느 학생이 『이발을 했다/머리를 꽉 눌러서 깎는다/아프다고 하니 알밤을 먹인다/그래도 아프면 아프다고 안 할 재간이 없다…』고 시를 쓰자 이렇게 바로 잡아 주었다.

『…누가 뭐라해도 아프면/아프다고 안 할 재간이 없다/나쁜 일은 누가 뭐라 해도/나쁜 일이지/옳은 일은 옳다 말하고/나쁜 일은 나쁘다고 말하는 입과 마음, 아니 온 몸을 만들기 위해/여러분도 나도 공부하는 거야…』.

/최진환기자

(C) COPYRIGHT 1999 THE

HANKOOKILBO

(C) COPYRIGHT 1998 THE HANKOOKILBO -

KOREALINK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