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원 정리와 정년, 출근부가 없는 직장. 세찬 구조조정 바람속에서도 고용중시형 경영을 고집하고 있는 석유회사 이데미쓰(出光)의 「3무(三無)경영」이 일본에서 화제다.1911년 창업 이래 변함없이 이어진 이데미쓰식 「나대로 경영」의 바탕은 4,900명의 사원을 가족으로 보는 「대가족주의」. 가족에게 나가라고 할 수 없듯 사원들에겐 정년이 없다.
이데미쓰 아키라(出光昭)사장은 산케이(産經)신문과의 회견에서 『개인차를 무시하고 일할 수 있는 나이를 일률적으로 정하는 것은 실례』라며 『정년은 각자의 마음속에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적인 석유업계의 불황에 따른 경영난으로 올부터 900명을 줄여 나갈 계획이지만 신규채용 억제를 통한 자연감원에 한정하고 있다.
또 「자신의 일은 자신이 한다」는 원칙이어서 출근부가 필요없다. 잔업수당이 없고 질병 등에 따른 휴직도 기한이 없다. 가족끼리이니 노조나 춘투가 있을 리 없다. 「가족 전원」이 입주할 수 있도록 사택도 넉넉히 확보돼 있다.
얼핏 시대에 동떨어진 듯하지만 철저한 실력주의가 이데미쓰를 떠받쳐 왔다. 간부 직급이 부장과 차장, 과장 뿐이며 30대 후반에 과장이 되는 사람, 60세가 넘어 겨우 과장이 되는 사람 등 가지가지다.
주식은 절대로 상장하지 않을 방침. 『투기꾼들이 몰려 들면 단기 이익에 눈이 멀어 장기 투자를 하기 어렵다』는 것이 이유이다. 「사람이 자본」이어서 자본금이 많을 이유가 없다.
매출액이 연간 2조엔을 넘지만 자본금은 10억엔에 불과하다. 반면 부채가 2조엔을 넘었으니 엄청난 부채비율이다. 지난해 가을 무디스의 신용평가에서 일본 석유회사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그래도 회사측은 느긋하다. 「어려울 때 같이 참고 견디면 좋은 시절이 꼭 온다」는 믿음이다. 한동안 이런 경영으로 언제까지 버틸 수 있느냐는 의문도 많았다. 그러나 최근 「안정고용으로 일할 맛이 나도록 하는 것이 불황을 이기는 방법」이라는 주위의 부러움이 점점 커지고 있다.
/도쿄=황영식특파원 yshw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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