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金正泰) 주택은행장은 스톡옵션을 통해 취임 8개월여만에 85억원을 벌고 있다. 3년임기를 마친 후 실제거래가 이뤄지므로 아직은 장부상의 이익일 뿐이지만 월급 1원을 감수하며 대신 스톡옵션을 선택했던 것이 타고난 사업가다운 감각이었음을 보여주고 있다.김행장은 주택은행의 주가를 은행주중 최고로 높여놨으므로 40만주를 5,000원씩에 살 수 있는 권리를 받는다. 7일 주가가 2만6,300원이었으니 85억원이상의 차익을 얻은 것이다.
▦요즘 김행장과 주택은행의 성가는 매우 높다. 다른 은행 사람들은 「젊은」 김행장이 기존의 딱딱한 격식을 파괴하며 일을 추진해가는 것을 보면서 『우리 은행장으론 역부족이 아닌가』라는 불안까지 느낀다.
아울러 이제는 시중은행이 된 주택은행이 과거 특수은행 시절의 주택관련예금 프리미엄을 그대로 안고 세 확장을 계속하는 것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외국인지분도 60% 가까워 주택은행이 외국은행이라는 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주택은행의 독점적인 프리미엄은 「공정한 게임」을 위해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같은 시중은행으로서 주택은행이 4조5,000억원의 주택예금을 여전히 독차지하고 이로 인한 연계대출의 이익을 누리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
새로 선보이는 주택저당채권(MBS) 중개회사의 대주주가 반드시 주택은행이어야 한다는 것 역시 주택은행법이 폐지된 지금 상황에서는 공정하지 않다. 이를 놓고 건교부와 힘겨루기를 한다니 주택은행이 세긴 센가보다.
▦김행장이 나중에 얼마를 벌지는 아직 모른다. 다만 많은 사람들이 스톡옵션이란 이런 거구나 하고 새삼 그 위력에 놀라고 있다. 최근의 주가는 기본적으로 저금리 탓이다. 김행장도 돋보이게 경영을 잘한 점이 있으므로 주택은행 주가상승분에는 김행장 몫과 저금리 몫이 함께 들어 있다.
김행장은 저금리를 제공한 통화당국, 혹은 그것을 가능케 한 국제통화기금(IMF)에 일정 몫을 떼줘야 할판이다. 그러나 달라는 곳이 없으니 김행장은 답답한가, 다행인가.
/홍선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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