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묵하게 열심히 일해 온 내가 왜 이제와서 이런 대우를 받아야 합니까』급작스런 구조조정과 실적주의 바람이 일본의 중년층을 「돌연하고 주체할 수 없는」 분노로 내몰고 있다.
지난달 23일 오전 도쿄(東京) 추오(中央)구에 있는 일본 유수의 타이어 제조업체 브리지스톤의 본사 9층 사장실. 과장으로 일했던 한 사내(58)가 한 손에 부엌칼, 한 손에 장문의 호소문을 든 채 사장에게 그동안 자신이 겪어온 부당한 처우에 대해 호소했다.
입사때 회사에 충성을 맹세한 이래 그는 성실하게 일해 왔다. 92년 자회사로 전직될 때만 해도 회사의 「동일 대우」 약속을 믿고 일절 불만을 표하지 않았다. 그러나 갑자기 실적주의 급여체계가 도입된 데다 올들어 정년을 2년 앞두고 조기퇴직 권고에 시달려 왔다.
그는 『어느 회사나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는 사장의 한마디에 돌연 윗옷을 벗었다. 그는 이어 『제도를 바꿀 수 없다면 내가 죽을테니 사장도 죽으시오』라고 외치며 칼로 배를 깊이 그었다. 회사 직원들이 그를 병원으로 옮겨으나 출혈과다로 숨졌다.
이에 앞서 지난달 12일 도쿄도립 미타(三田)고등학교의 한 교사(42)는 교육청등에 사제폭탄을 던진 혐의로 구속됐다. 수업에 열심이었지만 『너무 재미없다』는 학생들의 불평을 들었고 교장도 『수업방법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며 수차례 지적을 하기도 했다.
더욱이 두번씩이나 승급에서 제외되면서 교사로서의 장래가 어두워졌다. 평소 말이 적고 차분한 성격이었던 그는 집에서 몰래 폭탄을 만들어 교육청과 학교 간부들을 여러 차례 노려 온 것으로 밝혀져 주위를 놀라게 했다. 도쿄=황영식특파원 yshw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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