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김원우(52)씨가 장편 「일인극 가족」(프레스21 발행)을 펴냈다. 「이 남루한 시대에 어느 모로 보나 평균인일 수밖에 없는」, 서울의 위성도시 광명시에서 약국을 경영하는 약사 부부와 그들의 딸 부부가 주인공이다. 작가는 97년 대선 전후를 주된 배경으로 해서, 80년대 이후 학생운동 등 우리 정치사회의 변화를 주인공들의 삶과 의식을 통해 담는다. 이를 통해 그가 그리는 것은 가족관계마저 파편화돼버려 「무대에 올라가 있는 당사자도 숨막히는」 일인극을 하는 배우 같은 우리 사회 중산층 구성원들의 모습이다.무엇보다 소설의 내용과 작가의 어투를 지배하고 있는 것은 한국 정치현실에 대한 허무의식이다. 「… 국민의 정부의 향후 행보도 알조였다. 구태의연 용두사미 조령모개 시행착오 허장성세 상하상몽 외화내빈…방정이 아니라 그런 사자성구가 술술 괴어오르는 것을 이씨로서는 자제할 재간이 없었다」는 표현으로 작가는 정권이 어떻게 바뀌든, 내남없이 천박하고 비루한 정치현실과 그에 물들어버린 한국의 평균인의 의식을 비판한다.
작가는 이 현상을 일종의 생리적 병리현상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래서 주인공을 약사로 한 모양이다. 김씨는 『70년대에서 80년대에 걸친 우리 사회의 체제변혁운동이, 비록 일부 계층에 국한된 것만큼이나 그 지향점도 편벽한 것이었으나, 상당히 치열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방향의 끝간 데가 다소 허무적이라는 나의 긴가민가한 진단을 어떤 식으로든 풀어놓야야 겠다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부터 계명대 문예창작과에서 소설론을 강의하고 있다.
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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