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게릴라」로 불리는 연극연출가 이윤택(47)씨가 아예 「게릴라」라는 계간문예비평지를 창간했다. 그의 창간선언은 이렇다. 『이 작은 잡지는 21세기 대중사회 정보의 바다 속에서 결국 하나의 작은 섬으로 고립될 수밖에 없는 20세기 인문주의 잔당들의 긴급 피난이자, 최후의 저항이기를 바란다』인간과 세상에 대한 전체적 통찰을 포기하고 자신이 지켜왔던 세계가 문득 쓰레기 더미로 폐기처분되는 현실을 대책없이 바라볼 수밖에 없는 문화지식인들, 그들은 정규 주력군이 아닌 「인문주의 잔당」으로 밀려나는 실정에 대한 저항이라는 이야기다.
창간호에는 본업이 시인이었던 이씨가 황지우 시인과 나눈 80년대 이후 문학판에 대한 자유분방한 대담, 소설가 이문열씨 인터뷰가 눈길을 끌고 철학자 김영민 한일대교수의 평론, 박남철 시인의 신작시 및 영화 연극 미술 리뷰 등이 실렸다. 이씨는 『한국사회는 어디로 가고 있고, 다음 세기에 대한 새로운 문화유형은 준비되고 있는가』라는 것이 「게릴라」의 질문이라며 『우리의 적은 책을 읽지 않는 대중, 극장을 찾지 않는 관객이 아니라 책과 극장으로 가는 길을 제대로 밝혀주지 않는 세상의 어두움』이라고 말했다.
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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