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육상스타」이진일(26·제주도청)은 이대로 트랙을 떠날 것인가.아시안게임 육상 800㎙서 대회 2연패를 달성했던 이진일이 「국가대표 은퇴」와 「대표 복귀」의 기로에서 심각한 고민에 빠져있다.
2월22일 육상연맹과의 합의를 통해 태릉선수촌에 입촌했던 이진일은 3월초 코뼈 제거수술을 위해 퇴촌한 이후 대구집에 머물고 있다.
연맹은 현재 『이진일이 한차례 은퇴 소동을 일으킨데다 오랜 훈련 공백으로 경기력이 떨어져 대표팀 재발탁은 어렵다』고 밝히고 있다. 단 본인이 확실한 복귀 의사를 밝힐 경우엔 논의해 볼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진일은 한국육상 트랙부문에서 경쟁력이 있는 스타였다. 그러나 감기약때문에 약물복용 판정을 받아 2년간 자격정지를 당한 불운이 끝까지 그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진일은 입촌을 못하는 이유로 「코의 치료와 석사논문 준비」를 들고 있다. 그러나 진짜 이유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 입상에 대한 중압감 때문이다.
약물파동전 세운 자신의 최고기록이자 아시아신기록인 1분44초14대까지 기록을 끌어 올릴 자신이 없는 것이다. 방콕아시안게임서도 1분46초56에 그쳤다.
물론 『골인점을 향해 내달을 때 가장 행복하다. 대표가 아니라도 선수생활은 계속하겠다』고 할 만큼 이진일은 여전히 달리고 싶어한다. 그러나 입상 실패후 다가올 차가운 시선이 두려운 것이다.
올림픽 9관왕인 칼 루이스는 96애틀랜타올림픽 육상 400㎙계주에 후보로 나가라는 「수모」를 당하면서도 만 36세까지 꿋꿋이 트랙을 달렸다.
97년 휴스턴 로버트슨 스타디움에서 모교 관계자들에 둘러싸인 가운데 프랭크 시내트라의 「마이 웨이」를 읊으며 퇴장하던 그의 모습이 왠지 부럽게 다가온다.
송영웅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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