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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일기] 아이공부방보다 내 서재가 더 필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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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일기] 아이공부방보다 내 서재가 더 필요한 이유

입력
1999.04.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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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생활의 방법」/와타나베 쇼이치 지음/ 김 욱 옮김·세경멀티뱅크 발행얼마 전 만난 어떤 사람은 책 읽기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쌓여가는 책 때문에 골치시겠네요, 라고 물으니 도서대여점에서 빌려다보기 때문에 그럴 염려는 없다면서, 보고 나서 살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면 산다고 했다. 그 사람에게 나는 이렇게 말해주었다. 패러다임을 바꾸세요. 살 만한 책을 산다, 가 아니라 산 책 중에서 읽는다로.

일본에서 70판을 거듭하고 있는 인문분야의 스테디셀러인 「지적 생활의 방법」은 바로 그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해 말하는 책이다. 저자가 책에 대해 품는 애정은 지극하다. 그의 주장에 의하면 지적 생활의 즐거움이란 다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고급 쾌락이다. 그 최상급의 쾌락을 위해서라면 책을 이부자리 대신 깔고 잘 각오를 해야 하며 책 사는 일을 반대하는 이와의 결혼도 재고해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자기 돈으로 책을 사야 한다. 또한 부모에게는 없는 공부방을 자식에게 만들어줘서는 안된다. 부모가 서재를 가지면 아이들은 자연히 공부와 독서를 하리라는 것이다. 도서관에 대해서도 한마디 하는데, 도서관에 가서 책을 찾아 작업하는 학자에게는 정년 후의 미래가 없다는 것이다. 자기 서가가 없는 자의 지적 생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

그의 주장을 요약하자면, 자기 서가를 만들라, 그곳에서 지적 쾌락을 누려라, 더 나아가 그것을 바탕으로 한 권의 책을 쓰라는 것이다.

일반인들도 평생 주제를 잡아 그것을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내는 사회. 그 사회를 가능하게 만든 것 중의 하나가 이 책이라면, 동시에 이 책이 받아들여지는 사회, 그곳이 바로 일본이다. 반대로 책이 천덕꾸러기 이삿짐, 이상도 이하도 아닌 곳. 불행히도 내가 사는 바로 이 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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