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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고여대생이 보내는 증언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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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고여대생이 보내는 증언의 편지

입력
1999.04.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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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소보의 진실」은 무엇일까. 프랑스 르 몽드지와 영국 BBC방송은 4일 수렁에 빠진 「발칸의 오늘」을 각기 다른 시각으로 보도했다.르 몽드는 공습이후 유고 시민들의 생활상과 사회분위기를 적은 한 여대생의 인터넷 편지를 통해 세르비아의「항변」을 전했다.

또 BBC방송은 세르비아계 경찰이 알바니아계 남자 100여명을 학살하는 충격적인 장면을 촬영한 테이프를 입수, 이를 편집 방영했다. 다음은 내용요약.

유고의 여대생

유고국민들은 민주 문명세계가 정말로 공습을 해오리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다. 첫 공습이 있던 날 밤 베오그라드 국립극장에서는 한 유명배우가 공연직전 무대에 나와 『나토의 공습을 알리는 사이렌이 울렸다』며 급히 대피하라고 말했을때 관객들이 공연분위기를 돋우기 위한「장난」쯤으로 여기며 박수를 쳤을 정도였다.

우리는 세르비아의 정신을 보전하기 위해 단결하고 있다. 폭탄이 건물을 부술 수는 있지만 우리의 정신을 파괴하진 못할 것이다.

매일 정오, 각 도시 광장에는 1만5,000~2만명의 시민들이 모여 나토규탄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모든 국민이 공습의 표적임을 상징하는 작은 배지를 달고 있다.

이 배지에는「나는 다음번 표적인가?」라는 문귀가 적혀있다. 또「아돌프 클린턴」「클린턴, 네가 르윈스키는 넘었지만 우리는 어림없어」라는 전시 슬로건도 등장했다.

서방 뉴스들을 분쇄하고 진실을 알리기 위해 국민들에게 무료 인터넷 사용이 권장되고 있다. 우리를 공격하기 위한 서방 미디어의 사진화면들을 뜯어 고치는게 요즘 국민들이 즐기는 놀이중 하나다.

나는 위성안테나 덕분에 매일 CNN을 시청하는데 코소보난민들을 보여주면서 인도주의의 재앙이라고 보도할 때마다 어리둥절해 진다. 난민이 발생하고 인도주의의 불행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공습의 목적이 이런 불행을 중단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는 것은 사기극이다. 공습은 오히려 재앙을 가중시키고 있다. 코소보주민들이 탈출하는 것은 클린턴이 퍼붓는 폭탄을 피하기 위해서다.

교육수준이 낮은 난민들이 CNN에 나와 완벽한 영어로 증언 인터뷰를 하는 것도 이해가 안된다. 나는 증언내용들을 무작정 부정하진 않는다. 다만 판단할 수단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도대체 진실이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

나토가 세르비아국민들의 분열을 위해 반정부 움직임을 부추기려 한다면 그건 오산이다. 국민들은 나토의 공격이 그리스정교 세계에 대한 직격탄임을 알고 있다.

어린이들의 고통은 특히 끔찍하다. 아이들은 대피소에서 추위에 떨며 밤을 새우고 있다. 이 때문에 매일 라디오에서는 아이들을 재미있게 해주기 위한 프로그램들이 나오고 있다.

탁아소도 10살이하 어린이들을 위해 주야로 무료 개방되어 있으며 일부 텔레비젼방송은 월트디즈니같은 만화영화들을 하루종일 내보내고 있다. 나토의 공격이 무한정 확장되지 않기만을 우리는 희망하고 있다. /파리=송태권특파원 songtg@ 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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