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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테리우스 안' 삭·발·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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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테리우스 안' 삭·발·위·기

입력
1999.04.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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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우구단 '2년생 징크스 깨기' 엄중경고 -프로축구 부산대우가 신세대 스타 안정환(23)의 무기력한 플레이에 발끈했다. 안정환은 지난달 31일 1-0으로 이긴 포항과의 부산개막경기후 코칭스태프로부터 지독한 꾸중을 들었다. 『너가 연예인이냐, 축구선수냐』. 인기만한 실력을 보이라는 냉정한 주문이다.

안종복대우단장은 안정환에게 그를 「테리우스」로 만든 긴머리를 자르라는 독한 말까지 했다. 이말이 명령인지 엄포인지는 다음경기때 확인할 수 있다.

안정환은 개막경기에서 후반 교체멤버로 투입됐다. 브라질전 대표팀합류로 팀훈련 공백이 표면적 이유였지만 스타플레이어로서의 자세를 보이지 않으면 언제라도 선발에서 뺄 수 있다는 암묵적 경고로도 해석된다.

부산팬들의 『안정환』연호에 시달리던 대우코치진은 후반 11분 교체멤버로 투입했지만 안정환은 30여분동안 공을 포항골대 근처에도 보내지 못했다. 슈팅찬스를 만들지 못하는 등 대우의 간판선수다운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는 국가대표팀 연습에서도 무력한 플레이에 허정무감독의 불호령을 들었고 결국 지난달 28일 브라질전에서 벤치워머신세를 면치못했다.

대우구단이 첫경기부터 안정환을 닦달하는 이유를 유추하기는 어렵지 않다. 바로 2년생 징크스. 지난시즌 루키로 팀내 최다인 13골을 네트에 꽂으며 신세대 스타로 부상한 안정환이 거품같은 인기에 자세가 흐트러졌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초반에 정신자세를 잡지않으면 안정환은 2년생 징크스에 시달리고, 구단은 성적과 흥행에서 어려움을 겪을지도 모른다는 절박감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2년생 징크스여부에 대우의 99시즌 사활이 걸린 셈이다.

대우관계자는 안정환때문에 부산에서 최소한 1만명은 모인다고 말한다. 지난 개막경기에서는 만석(滿席), 즉 3만여 관중이 입장했다. 결국 안정환이 얼마만큼 실력발휘를 해주느냐에 따라 대우의 성적과 흥행이 좌우된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죽하면 구단이 나서서 안정환을 「씹어달라」고 언론에 주문할까.

대우 코칭스태프의 쓴소리가 어떤 효과를 낼 것인지는 두고볼 일이다. 다만 구단과 선수가 「윈-윈」할것인가, 「로스-로스」할 것인가는 쓴소리를 보약으로 받아들이는 선수의 자세에 달려있다. 많은 스타들이 거품같은 인기때문에 명멸했다.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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