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셰익스피어 인 러브' 엘리자베스여왕 주디 덴치 -8분의 잠깐 출연과 1시간 30분의 독차지. 영화 「셰익스피어 인 러브」의 엘리자베스 여왕역의 주디 덴치와, 영화 「엘리자베스」의 주연 케이트 블랑시의 차이다. 주디 덴치 자신으로 보면 엘리자베스 여왕과 지난 해 빅토리아 여왕 (영화 「미세스 브라운」에서)의 차이다.
그러나 결과는 반대. 아카데미영화제는 8분에 손을 들어주었다. 조연의 승리. 젊은 배우를 이긴 64세 할머니의 웃음. 그래서 세상은 재미있다. 96년 케빈 스페이시는 「유주얼 서스펙트」에서 주연으로 영화 내내 죽도록 고생하고 조연상을 탔는데….
그러나 그 8분은 그가 자신의 연기의 깊이와 넓이를 보이는데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었다. 처녀로 늙은 여왕의 복잡한 성격, 이를테면 남녀의 사랑에 전혀 무관심할 수 없는 여자의 마음을 아주 간결하게 드러냈다. 『연극이 진짜 사랑을 그릴수 있을까?』라며 내기를 거는 짓궂은 눈빛. 시상식에서 『남자의 느낌을 잠깐 가져야 했다』는 말은 그래서 나온 모양이다.
젊은 시절 주디 덴치는 거의 모든 영국 연극의 여주인공이었다. 줄리엣, 베아트리체, 맥베드부인, 이사벨라, 비올라, 클레오파트라…. 그러나 66년부터 시작한 영화에서는 성격파 연기를 연출하는 조연이었다. 「전망 좋은 방」 「햄릿」 「헨리5세」에서 최근 007시리즈 「골든아이」의 M역까지. 청춘을 연극에 바친 때문이다. 주연작으로는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던 「미세스 브라운」이 가장 화려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88년 그에게 남작부인 작위를 내렸다. 그의 연기 30년을 존경해서다. 그러나 그는 말한다. 『나를 덴치 남작부인이라 부르지 마라』 그는 여전히 품위있는 늙은 할머니 보다는 배우 주디 덴치로 살고 싶어한다.
/이대현기자 leed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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