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세 폰팅윤락 소녀」는 또 가출했다. 가정이 버리고 사회가 외면한 이 가여운 소녀가 또 다시 자신을 버리려 하고 있다.전화방 폰팅을 통해 만난 어른들과 성관계를 맺다 29일 경찰서에 붙잡힌 K양(12)은 소년법상 모든 형사처벌이 면제되는 14세 미만의 「촉법소년」. K양은 어른들과의 관계를 진술한 뒤 이날 밤 경기 S시에서 환경미화원을 하는 아버지(33)에게 인계됐다. 다음날 오전 대질신문등 추가사실 확인을 위해 경찰서에 출두하기로 약속하고서였다.
하지만 K양은 30일 새벽 아무 말도 없이 다시 집을 나갔다. 경찰에도 나오지 않았다. K양의 쌍둥이 동생(12)은 『언니를 포기했다. 언니에 대해 왜 내게 묻느냐』고 반문했다. 1일 오후 1시30분께 고소장에 서명하기 위해 강동경찰서를 다시 찾은 K양의 아버지도 딸의 재(再) 가출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K양의 어머니는 96년 생활고를 비관, 다리를 저는 남편과 3남매를 버렸다. 어머니가 도망간 뒤 아버지의 구타가 심해졌고 K양도 집을 떠났다.
K양은 경찰에서 『지난 2년동안 잠잘 곳과 돈이 필요해서 별 생각없이 어른들을 상대했다』고 밝혔다. 『어떤 아저씨는 5만원을 주겠다고 한 뒤 500원만 주고 갔다』고 말하기도 했다. 폰팅윤락을 강요한 친구 김모(16·고1)군을 만나기 전에 K양의 몸과 마음은 이미 망가져 있었다. 어른들은 K양의 실제 나이를 알고도 개의치 않았고 어떤 이는 K양 친구와의 혼음을 요구하기도 했다.
K양은 29일 경찰진술때도 고통을 호소하거나 수치스러워하기 보다는 희희낙락거리기까지 했다. 자신이 겪은 일에 대한 느낌도, 도덕관념도 없는 말그대로의 「철부지」였다.
K양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망가진 가정이, 음란한 사회가 스스로를 추스릴 수 없는 이 소녀를 보살필 수 있을까. 누가 누구에게 돌을 던질 수 있을까.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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