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MF 초래한 우리들의 '위선' 비판 -국내 최초의 장편 만화 영화 「로보트 태권 V」. 개발독재시대의 막바지인 78년 개봉된 이 영화는 한국의 발전상을 단번에 느낄 수 있는 문화상징이었다. 앞서 나왔던 일본 TV만화영화 「마징거Z」로 구겨졌던 자존심을 회복하는 순간이었다.
그로부터 20여년. 「로보트 태권 V」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78년 영화를 만들었던 김천기씨가 자문으로 위촉돼, 새로운 버전의 만화영화로 제작중.
지난해 「말해줘」로 인기를 모았던 힙합 그룹 지누션이 미국에서 갖고 돌아온 곡 역시 다름아닌 「태권 V」. 「달려라 달려 로보트야 날아라 날아 태권 V…」김호섭이 부른 만화영화 주제곡을 도입부에 삽입한 이 곡은 복고적 분위가 물씬하다. 「태권V」의 원곡조가 곳곳에 살아있다.
양현석, 송백경이 쓴 랩에는 그러나 신세대가 보는 99년 사회상이 드러나 있다. 「멋대로 변해버린 꿈과/뛰는 그들에게 뒤쳐진 우리들의 미래를/이제는 누가 지킬까/네 거저 먹었던 생각을 토해내/멈춰 버렸던 진실이 살아나/거짓된 모든 걸 이제 버려 다 바꿔」.
IMF같은 어려운 상황이 우리들의 「위선」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표절하는 세상에 대한 혐오도 있다. 「남의 걸 베끼는 주제에 왜 떠드는 거야 왜/따라 잡는다는 것이 따라간다는 말이 되었고」.
그러면 어떻게 하자는 거지? 지누션은 이렇게 답한다. 「너를 찾고 싶나 아직 제자린가 어둠을 거둬봐/눈을 떠봐/아직 얼마나 가야 할 길이 멀었나/따라가지마/그냥 이 순간 나의 노랠 깨달아」. 노래는 이렇게 마감한다. 「달려라 달려 로보트야…」.
/박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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