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들이 6개월동안 8,500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내는 동안 50여억원의 흑자를 낸 기업」 쉽게 믿어지지 않는 일이지만 한빛은행 계열의 「상은리스」는 이를 현실로 만들었다.31일 리스업계에 따르면 최근 반기결산(98년 9월말)을 마감한 결과 업계전체(15개사)는 8,537억원의 적자를 냈지만 상은리스는 52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상은리스와 함께 순이익을 낸 곳은 외환리스(24억원), 신한리스(13억원) 뿐이다.
상은리스가 글자 그대로 「멸산흥업(滅産興業·망하는 산업에 흥하는 기업)」이라는 말을 현실화한 배경은 무엇일까. 업계에서는 『국제통화기금(IMF)체제라는 위기상황을 남보다 먼저 파악해 대처한 최고경영자의 위기관리 경영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상은리스는 97년 5월 신인식(申仁植·사진)사장이 부임한뒤 다른 업체와는 확연히 구별되는 전략을 펼쳐 주목을 받았다. 거품성장에 도취, 경쟁업체들이 무리한 확장에 나설때 신규영업을 전면 중단하고 부실거래처를 정리, 유동성을 확보하는 등 「다지기 경영」에 나섰다.
처음 몇개월은 매출액이 떨어졌지만 「다지기 경영」의 효과는 금방 나타났다. IMF체제가 시작되면서 내로라하는 선발 리스회사들이 수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규모의 손실을 감수하며 부도직전에 몰렸지만 상은리스만은 큰 태풍을 피할 수 있었다. 특히 지난해말에는 자본금을 680억원으로 늘려 자기자본비율을 업계 최고수준(6.04%)으로 끌어올렸다.
신사장은 『남보다 먼저 구조조정에 나섰던 것이 위기를 넘긴 계기가 됐다』며 『상은리스는 아직도 1,0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하는 등 「다지기 경영」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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