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성(城). 특금층은 그들만의 공간을 갖고 있다. 멤버십 형태의 카페 술집 헬스클럽, 놀이공간으로서의 아지트, 자신들만의 별장에서 웅크린 채 바깥세상과 자신들의 문화를 구별짓는다.97년말 준공된 서울 강남구 H아파트. 「ㄷ」자 형의 이 아파트 3개동중 22평형대 1개동이 젊은 황금족의 아지트로 알려졌다. C씨, L씨 등 다수의 부유층과 연예인들이 이 아파트에 그들만의 공간을 갖고 「사교용」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인근 H부동산 관계자는 『20,30대 부유층 자제들이 부모눈을 피해 맘껏 놀기 위해 입주한다』며 『주거용이라기 보다는 사교용』이라고 말했다. 1억8,000여만원을 호가하지만 젊은 층의 수요가 많아 매물은 항상 부족하다.
그러나 재벌 2세 Y(30)씨는 『H아파트처럼 드러난 곳은 질이 좀 떨어지는 애들의 아지트죠. 잘 나가는 축들은 한남동의 고급아파트나 최고급 호텔 스위트룸을 선택한다』고 전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고급 룸살롱 B. 외진 골목끝, 허름한 흰색 간판아래 웅크린 이 술집은 외관상 오히려 수수하게 비친다. 몇 블록 아래 있는 또다른 룸살롱 K도 잘 살피지 않으면 지나칠 정도로 평범하다. 「특금층 전용술집」이다. 대부분 룸 4~5개 정도의 작은 규모이며 접대부들은 모두 20대초반이다. 마담 L(30)씨는 『세도가의 아들, 연예인들이 단골』이라면서도 말을 극도로 아꼈다. 술값은 수백만원이 보통이고 팁과 이른바 「2차」값은 대중이 없다.
젊은 특금층은 F, L등의 룸가라오케를 선호한다. 공개된 장소지만 웨이터들이 철저하게 신분을 숨겨주기 때문이다. 웨이터들은 연예인과 모델, 도우미 등과의 만남을 주선하는 역할을 한다. 익명을 요구한 재벌2세는 『톱탤런트, 영화배우 등 알만한 여자 연예인 하고 놀지 않은 애들은 특금층 축에도 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경찰 정보통은 『지난해말 강남에서 재벌2세와 연예인의 1개월 「계약동거」가 유행했었다』며 『절반은 국내에서, 나머지 기간은 외국에서 지낸 뒤 헤어질때는 최소 1,000만원의 현금을 포함한 선물이 주어졌다』고 전했다.
30대 후반이상의 특금층은 강남구 신사동 일대 아파트, 빌라등에 차려진 비밀 룸살롱을 애용한다. 특금층 X(32)씨는 『이런 술집은 하루에 한 팀만 받는 대신 팁만 1인당 100만원에, 5명이 술 먹으면 보통 1,000만원이 든다』고 전했다.
밀실 멤버십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배타적 패거리 풍조는 「반(半) 공개」 멤버십의 유행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강남구 청담동과 일대 고급주택가에서 번져가고 있는 멤버십 바가 그런 것들이다. 유명 H호텔 관계자(33)는 『최근 들어서는 외제차나 멋진 별장보다 멤버십을 선호한다』며 『특금층 사이에는 강남 일대에 아방궁같은 시설을 갖춘 멤버십 바에서 그들만의 수백만원짜리 파티를 즐기는 게 대유행』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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