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민방 비리를 수사중인 검찰 조사내용과 광주민방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15억5,000여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전병민(田炳旼)씨의 주장이 엇갈리면서 각종 의문들이 증폭되고 있다.이준호(李俊鎬)전대신증권 사장은 왜 전씨에게 돈을 건넸는가. 이전사장은 검찰에서 『대주건설과 대신전기 컨소시엄이 광주민방 사업자로 선정될 수 있도록 정계 등에 로비를 부탁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돈을 건넨 시점이 대주컨소시엄이 광주민방 사업자로 선정된 직후인 94년8~10월인 점에 주목, 전씨에게 건넨 돈이 로비자금이 분명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대주컨소시엄의 광주민방 사업자 선정과 로비의 정확한 함수관계는 향후 검찰 수사를 통해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검찰은 당시 경쟁업체였던 라인건설이나 거평그룹이 김현철(金賢哲)씨의 측근을 상대로 한 로비에도 불구하고 탈락한 점에 비추어 전씨에게 건네진 돈이 「로비 효과」를 증명해 주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검찰은 실제 영향력을 발휘한 인물이 누구인가를 밝혀내는데 수사의 초점을 맞춰놓고 있다.
전씨가 왜 돈을 돌려주었는지도 의문이다. 검찰은 대주건설과 대신전기가 주도권다툼을 벌이는 등 말썽의 소지가 나자 돈을 돌려주었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검찰수사가 사업자들의 알력다툼에서 비롯된 진정 등으로 시작된 점을 감안하면 이같은 정황이 설득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씨가 왜 이성호(李晟豪)전대호건설사장에게서 돈을 빌렸는가는 광주민방 비리 규명을 위한 핵심 의혹중의 하나. 두사람은 현철씨를 매개로 알고 지내는 사이에 불과한데 이 전사장은 전씨에게 10억원을 선뜻 내놓았다. 검찰은 전씨가 돈을 되돌려 주는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철씨가 「모종의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하는 것도 이때문.
이전대신증권 사장이 전씨에게 돌려받은 돈을 다시 이전대호사장에게 갚았다는 부분도 석연치 않은 대목이다. 이 전대호건설사장이 『한번 준 돈을 다시 받으면 어떡하냐』고 해 갚았다는 것인데 대신측 입장에서는 「절대 돌려받아서는 안될 돈」이라는 점을 의식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대신이 돌려받은 10억원이 이전대호건설사장이 관리하던 현철씨의 비자금중에서 나왔을 것이라는 설도 나돌고 있다. 이전대신증권사장은 전씨에게 15억원을 줬다고 한 반면 전씨는 당초 12억원만 받았다고 하는 등 서로 주장이 엇갈린 부분도 규명돼야 할 대상이다. 이진동기자 jayd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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