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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 서울대.연대 '의대원조'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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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 서울대.연대 '의대원조' 논쟁

입력
1999.03.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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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혜원이 먼저냐, 종두의가 먼저냐』근대의학의 효시를 둘러싼 연세대의대와 서울대의대의 정통성 싸움이 「제2라운드」에 접어들었다. 이번 논쟁의 불길은 서울대가 댕겼다. 서울대 의대는 이달 24일 「의학교 관제반포(官制頒布)100주년 기념식 및 기념 학술대회」를 열어 1899년 대한제국 정부가 세운 최초의 근대식 국립의학교육기관인 「의학교」의 초대 교장이며 근대 서양의술인 종두술을 1879년 처음 시행한 지석영(池錫永)선생을 기념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또 종두의(種痘醫) 양성학교를 의대역사의 뿌리로 선포한 서울대는 아예 병원 내부순환로를 「지석영길」로 이름붙이고 표지석까지 제막했다. 「지석영 계승론」을 통해 연세대 의대의 광혜원보다 6년 앞서 근대의학을 국내에 도입했다는 것을 은연중 과시한 것이다.

이에 대해 연대 의대 관계자는 『종두의는 엄격한 의미에서 근대의학이라기 보다는 한의학에 가까우며, 관립 의학교는 뒤이어 대한의원과 일제 총독부의원 등으로 변했다』며 정통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두 의대는 1885년 설립된 최초의 근대식 병원인 광혜원을 서로 계승했다며 80년대 중반부터 「학문적 신경전」을 벌여왔다. 「제1라운드」는 연세대의 판정승. 서울대는 『국립인 서울대가 왕립인 광혜원의 전통을 당연히 계승한다』는 논리를 펴왔지만 연세대가 내각회의록 등 새로운 사료를 발굴, 『광혜원이 제중원을 거쳐 1904년 세브란스병원으로 넘어왔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처음」과 「최초」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하는 의학계 문화로보면 「역사와 전통」을 놓고 벌이는 경쟁은 어쩌면 당연하다. 그러나 두 의대의 해묵은 「원조논쟁」에 대해 의료계는 『두 대학의 자존심 대결이 헤게모니 싸움이나 소모적인 논쟁보다 학문적 진보와 의료서비스의 발전으로 이어져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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