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 2살차, 자동차에 남다른 애착. 자동차에서는 질 수 없다 -- 정회장은 국내, 김회장은 해외파 -
김우중(金宇中)과 정몽구(鄭夢九). 대우그룹과 현대그룹의 총수로 일반에 알려져 있는 재계의 거물들이다.
그러나 두 회장은 총수라는 직함 보다는 자동차를 더 아낀다. 정 회장은 현대정공에서 잔뼈가 굵어 현대자동차회장까지 발돋움했고, 김 회장은 밤을 새워 자동차구조를 공부할 정도로 자동차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다.
자동차 시장의 판도는 이제 현대와 대우의 양사체제로 굳어졌다. 이때문에 한국의 자동차산업을 이끄는 두 「자동차 매니아」의 자동차 열전(熱戰)에 시선이 몰리고 있다.
정 회장의 추진력과 김 회장의 현장경영 김회장은 창업1세대, 정회장은 2세대이기는 하지만 연배는 비슷하다. 김회장이 63세, 정회장이 61세로 김회장이 2살 많다.
같은 세대로 살아왔지만, 양 회장의 경영스타일은 사뭇 다르다. 김 회장이 자동차사업을 직접 챙겨 1등을 만들겠다고 나선 91년 말. 그 무렵 그는 대우자동차 부평공장 인근에 아파트를 얻어 숙식을 해결하면서 자동차사업을 진두지휘했다.
밤이면 엔지니어를 집으로 직접 불러 자동차를 해체시킨 뒤 엔진을 비롯한 주요부품의 기능과 작동원리를 조목조목 따져 물으며 「자동차학(學)」을 연구했다. 그만큼 치밀하고 현장경영을 중시하는 실무형이다.
반면 정 회장은 추진력이 강하다는 평을 듣는다. 현대정공을 경영하던 70년대 말, 일본이 독점하고 있는 컨테이너 사업분야에서 생산공장이 완공되기도 전에 전 세계에서 엄청난 물량을 주문받고 일사천리로 밀어붙여 납품에 성공한 일화를 갖고 있다.
이같은 이력과 외모 때문에 형제 가운데 부친인 정주영(鄭周永)명예회장과 가장 빼닮았다는 얘기도 듣는다.
그러나 싼타모LPG차량을 개발할 당시, 안정성면에서 일본 자동차에 조금도 뒤지지 않는다는 검사결과보고를 받은 후에야 생산을 시작하는 꼼꼼한 성품도 갖추고 있다는 것이 현대측의 설명이다.
열정과 제품의 함수관계가 관건 국내 자동차시장 점유율은 현대가 7, 대우가 3정도로 현대가 앞선다. 대우가 쌍용자동차를 인수, 몸집을 키우기는 했지만 현대가 기아를 합병함에 따라 점유율에서는 상당한 격차가 벌어졌다.
정 회장은 특유의 추진력으로 조만간 점유율을 8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기아 합병을 계기로 1위업체의 위상을 확고히 하겠다는 계산이다.
김 회장의 전략은 해외시장 공략. 비교우위에 있는 중국 베트남 동유럽등 신흥시장 사업을 보다 견실하게 다지고 미국과 유럽 진출을 가속화 해 이를 발판으로 국내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복안이다. 두 회장의 열정과 이들이 만들어내는 자동차 수준과의 함수관계과 새삼 관심거리다.
/김동영기자 dy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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