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만남」이란 이름을 붙여 놓았다. 뭐가 「멋지다」는 것인가. 운만 좋으면 어느날 아침 눈을 뜨니 스타가 된 개그맨들과 더블데이트를 즐길 수 있어서? 아니면 곧 결혼할 상대를 TV에서 자랑할 기회를 주니까?SBS TV가 토요일 오후9시50분에 방송하는 「남희석 이휘재의 멋진 만남」은 오락을 위해 시청자들의 「만남」을 희화하고, 만남을 연출한다. TV의 시청자 참여 확대일 수도 있다. 그러나 처음 연예인들의 잡담과 사생활 들추기에서 시작해 관음증의 몰래카메라를 거쳐, 이제는 시청자의 일상까지 마구잡이로 끌어들이는 TV 오락물의 악습이다.
「새로운 만남, 새로운 시작, 새로운 출발」에 나온 4쌍의 예비부부에게 남희석과 이휘재는 『진실을 밝히겠다』며 질문을 해댔다. 『솔직히 내가 아깝다』『결혼 후에도 총각행세를 하겠다』 『허니문 베이비를 위해 체력단련에 신경쓰고 있다』 『이 남자는 나의 첫사랑인줄 알고 있다』 『결혼식에 누가 뛰어들까 걱정이다』 『이휘재가 더 바람둥이다』
진행자는 경쟁적으로 이런 질문을 하고, 방청객들은 출연자들의 반응을 보며 즐거워한다. 이 프로의 기본 구조는 진행자의 순발력과 참여 시청자들의 당황, 그리고 이휘재와 남희석의 연출된 경쟁의식으로 이뤄진다. 「못말리는 데이트」코너를 보면 이같은 속성은 더욱 분명해진다. 한 여자(일반 시청자)를 이휘재와 남희석이 교대로 낮과 밤에 데이트를 한다.
27일에는 부산 파라디이스호텔에 근무하는 여성이 선택됐다. 바닷가에서 회먹고 장난하고 웃기고 노래하고. 시같지 않은 시를 읊고. 현대무용가도 있었고 간호사도 출연해 그들과 데이트를 즐겼다. 「즐겼다」고 하기보다는 「녹화를 했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짧은 시간 그 지역의 여러 곳을 다니고, 짤막하게 장소를 소개하는 것을 보면 데이트 장소를 알려주거나 명소를 소개하려는 좋은 의도도 엿보인다.
그러나 시청자들의 관심은 마지막에 여자가 이휘재와 남희석 중 누구의 데이트가 좋았는가를 선택하는 것에 가 있고, 그것을 알고 있는 두 사람은 보다 흥미를 위해 골몰한다. 때문에 그 데이트는 어색하다. 진지할 수가 없다. 방송을 위해 의도된 일회성이니「멋진 만남」도 아니다. 결말이 진행자의 매력을 비교하는 것이니 진정한 시청자 참여프로도 아니다. 물론 TV가 오락을 위해 시청자를 이용하고, 인기 연예인의 사유물이 된 것이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이대현 기자 leed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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