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자민련에선 정상천(鄭相千)해양수산장관의 의원직 사퇴 문제가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정장관은 23일 각료 임명장을 받은 뒤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전국구 의원직을 내놓겠다는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 그는 장관 임명 직전 기자와 만나 『장관이 된다면 의원직까지 둘 다 가질 수 있겠느냐』며 의원직 사퇴용의를 분명히 밝혔다. 물론 의원직 사퇴여부는 본인이 결정할 사안이다. 문제는 사퇴를 늦추는 궁색한 논리이다.장관발령장을 받은 뒷날 그가 달려간 곳은 어업 현장이 아니라 보선지역에서 열린 자민련 당무회의장이었다. 그는 지도부에 「감사」인사를 한 뒤 기자들에게 사퇴 지연 배경을 구구절절이 설명했다. 우선 『보좌진을 하루 아침에 실업자로 만들 수 없다』며 「인간적」으로 접근한 뒤 『그들의 봉급문제도 잘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매달 2일까지 근무하면 한달 기본급 전액을 받는 국회 봉급체계를 염두에 둔 발상은 차마 아닐 것이다. 『의원 신분으로 국회에 나가면 의원들이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다』며 말끝을 흐리기도 했다. 금배지를 달고 국회 장관석에 앉아 있어야 매를 덜 맞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내비친 것이다. 그렇게 자신감이 없이 실패한 한일어업협정의 뒷수습을 어떻게 해나갈지 걱정스럽다.
그는 최근 전문성 시비에 대해 『평소 생선회를 좋아하기 때문에…』라고 농담을 던져 파문을 일으켰다. 드넓은 바다를 공부하기 위해서는 장관직 하나에만 매달려도 벅차지 않을까. 자민련내에서 그 누구보다도 내각제약속이행 목소리를 높였던 그가 정작 자신의 약속이행에 대해서는 관대한 태도를 취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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