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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구조조정 성의보이자" 버티기서 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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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구조조정 성의보이자" 버티기서 선회

입력
1999.03.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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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산재평가 통한 부채비율감축 안된다" 재천명따라재계의 대표주자인 5대 그룹이 내부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29일 금융감독위원회 국정개혁보고에서 강한 어조로 부채비율 200%이내 감축을 포함한 재벌개혁의 강도높은 추진을 촉구한 데 따른 것이다. 이헌재(李憲宰) 금감위원장도 이날 자산재평가 등을 통한 숫자놀음식 부채비율 감축은 용인하지 않겠다는 종전 원칙을 재확인했다. 정부의 주문은 실질적인 구조조정이다.

주채권 은행단의 입장도 강경해지고 있다. 이갑현(李甲鉉)외환은행장은 이날 현대그룹을 직접 방문, 박세용(朴世勇) 구조조정본부장에게 31일까지 수정 재무구조개선안을 제출하지 않으면 금융제재가 불가피하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에따라 그동안 자산재평가 부분을 빼면 부채비율 감축목표를 달성하기가 쉽지 않다며, 전경련을 내세워 「버티기」를 시도하던 5대 그룹으로서는 태도수정이 불가피해졌다고 볼 수 있다.

금융계에 따르면 현대와 대우그룹의 자산재평가분은 각각 7조원, 3조원대에 이른다. 다른 그룹에 비해 장치산업의 비중이 높아 자산재평가분을 제외할 경우 부채비율 감축이 상대적으로 힘든 상태. 그러나 자산재평가만으로 부채비율을 200%이내로 낮출 수 없고, 이를 계속 문제삼을 경우 자산재평가 부분이 전혀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고 판단해 최근 외자유치 등 내부 구조조정의 속도를 높이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그룹이 일부 계열사 지분 등을 해외에 매각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몇몇 그룹들이 재무구조개선계획 수정안 제출에 소극적이었으나 최근 태도를 바꾼 것으로 안다』며 『이번 주를 고비로 성과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자유치나 한계 계열사 정리 등 구조조정 방안이 곧 가시화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삼성·LG·SK 그룹은 자산재평가 부분을 제외한 부채비율 감축안을 마련했다.

/정희경기자 hkj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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