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이라면 꿈에서 깨어나는 것을 몹시 아쉬워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한창 성적으로 예민하던 시절, 황홀한 꿈과 더불어 배설의 쾌감을 안겨준 몽정(夢精) 때문이다.남성의 80% 이상이 경험하는 몽정은 이성과의 성교 없이 정액과 같은 분비물이 흘러나오는 것을 말한다. 생식기관이 성숙됐다는 징조이자 다른 방법으로 해결되지 못하고 쌓인 성적 긴장감을 해소시키는 긍정적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몽정 횟수가 주 2~3회 이상이고, 음경이 발기되기도 전에 사정하며, 몽정 후 우울증이나 심한 불쾌감을 느낀다면 병적인 것으로 봐야 한다.
심한 사람은 대낮에도 정액이 외요도구 밖으로 흘러내리는 느낌을 받는다. 피로감, 의욕저하, 머리와 척추의 뻐근함, 사타구니와 고환 부위의 통증, 식은 땀과 건망증, 가슴이 두근거리고 손이 떨리는 것과 같은 신체증상도 나타난다.
한의학에선 정(精)을 인체에서 가장 보배로운 것(정위지보·精爲至寶)으로 여겨 정이 손실되는 유정(遺精) 몽설(夢泄) 몽유(夢遺) 정활탈(精滑脫) 등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소변을 볼 때 정액이 나오는 요정(尿精)이나 보고 듣기만 해도 정액이 나오는 누정(漏精) 역시 몽정의 범주에 속한다.
병(甁)이 가득 차서 넘치는 경우는 치료가 필요없다. 자연스런 생리현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병이 기울거나 깨어져서 흘러나오는 경우엔 적극 치료해야 한다. 신체가 허약하면 보신(補腎)해야 하나, 스트레스로 기(氣)가 막혀 심장에 열이 쌓인 경우도 적지 않다.
이 때는 청심(淸心)의 효과가 있는 약물을 주로 처방한다. 요즘처럼 혼탁한 세상에는 담백한 게 최고다. 담백한 음식물을 주로 섭취하면서 취미생활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안세영/경희대한방병원 신계내과과장
(C) COPYRIGHT 1999 THE
HANKOOKILBO
(C) COPYRIGHT 1998 THE HANKOOKILBO -
KOREALINK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