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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병이야기] 계단오르다 흉통땐 협심증 의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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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병이야기] 계단오르다 흉통땐 협심증 의심을

입력
1999.03.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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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돌연사 -보기에 멀쩡하던 사람이 갑자기 죽는 경우를 급사나 돌연사라고 한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돌연사도 어느 정도 준비된 사망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북한의 김일성주석이나 홍콩 영화배우 이소룡의 죽음은 일반인들의 기억에 돌연사로 각인돼 있다.

하지만 원인 없는 죽음은 없다. 김일성은 협심증을 앓다가 갑자기 정신적 충격을 받아 심근경색증으로 죽었다고 볼 수 있다. 이소룡은 복상사니 뭐니 말들이 많지만, 격렬한 운동과 바쁜 촬영일정에 마약까지 겹쳐 과로사한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절친한 친구가 밤새 고스톱을 치던 중 갑자기 숨을 거뒀다. 수많은 환자를 만나면서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친구의 죽음을 보면서 돌연사가 남의 일이 아님을 실감했다.

돌연사를 유발하는 심장병에는 협심증과 심근경색증, 여러 가지 악성 부정맥이 있다. 이 중 가장 흔하고 중요한 병이 급성 심근경색증이다. 50년대 이후 지금까지 구미지역에선 협심증과 심근경색증이 가장 흔한 사망원인이다. 미국의 경우 연간 30만명이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사망한다.

우리나라도 이미 사망률 3위에 올라 있고, 연간 4만명 정도가 돌연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흡연과 서구식 음식문화의 영향으로 심장병환자는 갈수록 늘고 있다.

협심증의 전형적 증상은 흉통(胸痛). 부지런히 걷거나 계단을 올라가는 등의 활동을 하면 흉통이 유발되는 게 특징이다. 환자들은 『가슴을 짓누르는 것같다』 『가슴이 빠개지는듯 하다』 『고춧가루를 뿌려놓은 것같다』 『숨이 차다』 등으로 표현한다. 공통적으로 느끼는 것은 『죽을 것같다』라는 공포감.

이런 증상이 느껴지면 우선 협심증을 염두에 두고 전문적인 진료를 받아야 한다. 친구가 불현듯 떠난 뒤 살아있다는 것이 불확실해졌다. 이럴 때는 나름대로의 사고방식이 있다. 신속하게 잊어버리는 것, 그리고 아주 수동적으로 살아가는 것. 인명은 재천인 것을….

박승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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