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은평구 S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학부모다.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교육계의 부정부패 척결의지가 대단했지만 현장에서는 얼마나 바뀌었는지 의문이다.최근 신학기라 자모회에 참석하라는 연락을 받았다. 맞벌이 부부라 낮에는 도저히 시간이 날 것같지 않아 담임선생님께 전화해 사정을 이야기했다. 그랬더니 중년의 선생님은 격앙된 목소리로 『1년에 한번 오는데 그것도 참석 못하냐』며 핀잔을 주었다.
지난해 자모회에 참석하지 못했다가 우리 아이가 선생님께 야단을 맞았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었기 때문에 마음이 불편했다. 그날 다행히도 자리를 비울 수 있어 자모회에 갔더니 그 선생님은 대뜸 반말로 『못온다더니 어떻게 왔어』라며 한 학부형이 보낸 화분과 커튼을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는 것이었다. 모든 선생님이 그런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요즘도 학부형들 사이에서는 『돈많은 학부형은 임원 하나 해야 하고 어설프게 갖다 바쳤다가는 티도 안난다』는 이야기가 돈다. 언제쯤 우리 사회에서 이런 불신이 없어질 지 안타깝다.
/이진진·서울 은평구 녹번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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