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정권이 DJ와 JP의 공동정권이라고 해서 DJP정권이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대통령중심제 국가이므로 엄연히 DJ정권이다. 그 정권이 지금 내각제 개헌문제를 어떻게 정리하느냐를 놓고 심각하게 고민중이다. 신의를 따르자니 정권이 울고, 정권을 따르자니 신의가 우는 형국이랄까. 그러나 「정권과 신의」, 그것 보다는 무엇이 국가의 장래에 바람직한가를 고심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 한층 마음 편하다.■공동정권은 3김정치가 만들어 낸 절묘한 정치현상의 하나다. 3김은 공통의 딜레마가 있다. 각자 확실한 지역기반을 갖고 있으나 바로 그것때문에 혼자 힘으로는 정권을 잡기가 힘들다. YS는 6공세력과 손을 잡는 것으로 이 딜레마를 극복했고, DJ도 이를 뛰어넘기 위해 JP와 손을 잡았다. 순서대로라면 이젠 JP가 정권을 잡을 차례인데, 이쯤에서 슬그머니 의문이 제기된다. 그렇다면 내각제 개헌은 JP 한 사람을 위해서인가, 아니면 국가의 장래를 위해서인가.
■3김은 장구한 세월 정치지도자 자리를 지켜왔다. DJ와 YS는 40대 기수론을 내세운 이후 30여년간 우리 정치사를 주도해왔다. JP는 2김의 반대쪽에 서서 오랜 기간 권력의 2인자 자리를 지켰다. 그럼에도 그가 2김의 대열에 당당하게 합류한 것은 군사정권 등장의 여파였다. 3김의 장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남보다 정치력이 뛰어난 점도 있겠으나 그들이 지역의 대표선수였기 때문에 가능했으리라 짐작된다.
■지역주의의 어두운 면은 바로 배타적 지역감정이다. 좋은 자리와 이권이 부지불식간 지역연고에 의해 영향을 받는 사회분위기가 존속하는 한 지역주의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그 대안으로 「3김 퇴장」을 지역감정 해소의 단초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DJ는 대통령이니까 그렇다 치고, JP는 연부역강하고, YS는 「만찬정치」를 즐기며 여전히 발을 빼지않을 태세다. 국민들도 지루할 때가 됐다. /이종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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