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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칸 대공습] 내부반발 골치아픈 나토국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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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칸 대공습] 내부반발 골치아픈 나토국들

입력
1999.03.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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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사상 처음으로 주권국가 내정에 무력 개입함으로써 도덕성과 지정학적 불안감이라는 두가지 내부 문제에 직면했다.독일 정치권은 신유고연방이 빌 클린턴 미 대통령과 나토 공습을 히틀러와 나치스 침략에 비유한데 대해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공습 지역이 과거 나치스의 점령지역이라는 사실은 특히 세계 대전 추축국이라는 뒤틀린 과거에 시달려온 독일의 국민 감정을 자극했다.

집권 사민당의 연정 파트너인 녹색당 의원들은 공습 참여의 정당성 여부에 대해 판단을 유보하거나 수치심을 나타냈고 구동독 공산당 출신의 한 인사는 『독일이 전후 헌법에 명시된 침략전 금지 정신을 위배했다』고 성토했다. 이 같은 국내정서 때문에 독일 정부도 자국이 파견한 토네이도기가 실제로 미사일과 폭탄 공격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공식 발표를 하지 않고 있다.

나토 공습전단의 주요 기지로 활용되고 있는 이탈리아의 마시모 달레마 총리역시 좌익과 가톨릭의 반발에 골머리를 앍고 있다. 바티칸 교황청이 25일 나토 공습을 「인간성의 패배」라고 규정한데 이어 이탈리아 공산당은 『이 불합리한 전쟁에 계속 가담할 경우 소속 장관 2명을 사퇴시키겠다』고 경고했다. 공산당의 협력이 중단되면 달레마 정권의 의회내 지위가 위협받는다. 이탈리아는 더욱이 아드리아해를 사이에 두고 유고와 마주하고 있어 유고군의 보복이나 대규모 난민 유입 사태에 처할 공산이 크다. 이에 따라 달레모 총리는 이날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이제 정치적 행동을 취할 때가 왔다』며 사태의 정치적 해결을 촉구하고 러시아가 요구한 6개국 접촉 그룹의 긴급회의 소집을 지지했다. 이에 대해서는 프랑스도 동조했다.

난민 유입과 보복 위협을 우려해야 하는 사정은 헝가리를 비롯한 유고 접경국들에서 대동소이하다. 또 세르비아와 역사적 종교적 동질감을 갖고 있는 그리스의 아테네 중심가에서는 공산당이 조직한 시위대 3,000명이 나토 비난 행진을 벌였다. 그리스 정부는 세르비아계에 동조하는 국수주의자와 반미주의 그룹의 활동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코스타스 시미티스 총리는 『우리는 평온을 원한다』며 나토의 군사행동에 유보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물론 이같은 상황은 일상적인 회원국 내부 사정이어서 나토 결속력에 영향을 끼칠 만큼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나토가 창설 50주년을 맞아 미국 배제의 목소리를 강화하는 등 재탄생을 시도하는 시점에 있다는 점에서 이번 코소보 사태의 향배는 매우 중요하다.

/김병찬기자 bc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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