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공항들이 항공기 안전에 필수적인 활주로 점검장비조차 갖추고있지 않은가하면, 규정도 무시한 채 항공기들을 줄줄이 이착륙시키는 등 안전불감증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밝혀졌다.감사원은 26일 건설교통부 등을 대상으로 최근 「항공사고 예방 및 안전관리실태」를 특별감사한 결과 이같은 사안을 포함한 44건의 문제점을 적발, 관계자 10명을 인사조치하도록 해당부처와 기관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민항기취항 16개 공항 가운데 대구·사천·군산·강릉·예천·원주 등 6곳은 대당 1,000만원정도인 활주로 미끄럼측정장비조차 없어 조종사들이 비나 눈이 내릴 때도 활주로 상태를 모른채 이착륙하고 있다. 심지어 김포공항은 장비를 갖고 있으면서도 지난 한해 비가 온 93일중 55일(59%)이나 활용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포공항에서는 또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안전이착륙 권고치인 「시간당 45대 이착륙」 기준을 어긴채 지난 2년간 모두 741차례에 걸쳐 시간당 46~53대를 이착륙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김포공항은 또 항공기 착륙시 앞 비행기의 후방난기류를 피하기위해 뒤따르는 비행기는 일정한 거리(7.4~11.1㎞)를 유지해야 하는데도, 표본조사한 35건중 26건이 이를 어긴채 근접 착륙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중 7건은 앞 항공기가 미처 활주로를 벗어나지도 못한 상태에서 뒤이어 착륙하려다 급히 재이륙하는 위험상황을 겪기도 했다.
제주공항에서는 계획승인도 받기 전에 신축한 화물터미널 청사로 인해 보조활주로와 유도로의 일부가 관제탑의 시야에서 가려지는 어처구니 없는 사례가 적발됐다. 올해말 준공하는 김해국제공항에서는 ICAO 권고사항인 활주로 표면의 홈을 설계에 반영하지 않았다.
한편 감사원은 2004년 완공예정으로 추진중인 전주신공항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고, 2002년 완공을 목표로 한 울진신공항은 당초 계획대로 경비행기만 취항하도록 사업규모를 대폭 축소할 것을 건설교통부에 요구했다.
감사원은 『전주신공항사업은 인근 군산·광주공항과의 연계성과, 서해안고속도로 및 호남고속전철 등 육상교통체계 변화에 따른 항공 수요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추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업비 1,100억원이 투입되는 전주신공항은 현재 공항건설에대한 타당성조사를, 1,336억원 규모의 울진신공항은 실시설계를 각각 마친 상태이다.
/홍윤오기자 yo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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