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유고 공습 개시 소식에 TV를 켠 미국인들은 적잖이 「실망」했다. 이번 보도에서는 걸프전 당시 각 TV방송들이 경쟁적으로 보여주던 전장의 생생한 장면들을 화면에서 별로 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걸프전을 통해 중계방송식 전쟁 보도의 새 장르를 연 미 뉴스전문채널 CNN방송도 맥을 못추기는 마찬가지였다.
당초 CNN은 여성의 몸으로 보스니아내전 현장을 누벼 일약 유명세를 탔고 최근 미 국무부 대변인 제임스 루빈과 결혼한 크리스티안 아만푸어(사진)를 비롯, 브랜트 새들러 등 간판급 종군기자를 대거 투입, 생방송에 대비했다.
특히 유고 베터랑인 아만푸어기자는 공습의 중심지가 될 베오그라드에 포진했다. 그러나 노력에 비해 결과는 암담했다. 아만푸어는 전화로 공습사실을 알려야 했고 주요 공습화면을 놓친 CNN은 전투기 발진과 코소보 등지의 다소 맥빠진 화면만 내보내야 했다.
이는 전시체제에 돌입한 유고 당국의 철저한 언론 통제 때문이다. 베오그라드 경찰은 공습이 시작되자 시내 하이야트호텔에서 취재중이던 CNN을 비롯한 30여명의 서방기자들을 일시 억류했다.
또한 CNN 등의 전송시설 이용을 사전 금지시켰다. 적국에 이익을 줄 지 모를 정보 유출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의도에서다. 유고당국은 이와함께 국내언론에 대한 통제도 강화, 독립적인 B-92라디오방송을 폐쇄했다. 전쟁관련 속보는 탄유그통신 등 국영언론들이 전담해 국민들에게 항전 의지를 고취시키고 있다.
이라크와는 달리 서방 언론에 폐쇄적인 유고의 단호한 태도에서도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엿볼 수 있다.
/뉴욕=윤석민특파원 yunsuk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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