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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칸 대공습] 밀로셰비치의 속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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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칸 대공습] 밀로셰비치의 속셈

입력
1999.03.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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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소보 북부일부 미.나토 양보노린 장기전 전략펼듯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공습을 고스란히 감내한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신유고연방 대통령의 결정은 외견상 무모한 것처럼 보인다.

협상을 통해 순순히 코소보를 내어줬더라면 전쟁을 피할 수 있었겠으나 그는 결국 평화협정에 사인할 펜 대신 칼을 택했다. 그러나 면적 1만887㎢에 불과한 작은 지역 코소보를 두고 한 그의 선택은 우격다짐이 아닌 치밀한 계산에 의한 것이다.

전략분석가들의 견해에 따르면 공습 초기 상황에서 밀로셰비치가 즉각적인 반격에 나설 것 같지는 않다. 빠른 시간안에 나토의 병력이 소진되기를 바라는 그는 이미 신유고연방군의 군비를 최대한 아끼면서 공습을 지루하게 끄는 일종의 지구전에 돌입했다

. 나토와 미국으로 하여금 전쟁을 통한 코소보 사태의 해결이 간단치 않다는 인식을 갖게 하기위한 것이다. 밀로셰비치는 유고공습을 반대한 러시아와 중국이 이 기간중 서방측에 공습중단을 요구할 것이란 기대를 갖고있다.

밀로셰비치가 나토 지상군의 개입을 은근히 바라고 있다는 얘기도 같은 맥락이다. 현지 산악지형에 익숙한 신유고연방군이 나토군과 맞설 경우 결국 장기전이 불가피할 것이고, 이는 밀로셰비치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판단인 셈이다.

지루한 전쟁으로 서방측을 지치게 함으로써, 코소보 북부 일부를 떼어달라는 새 협상카드를 내놓는다는 것이 그의 궁극적 목표다. 세르비아계의 알바니아계에 대한 「인종청소」가 지속적으로 자행돼온 코소보 북부는 그가 어떤 희생을 치러서라도 차지하고 싶어하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변호사 출신인 밀로셰비치는 세르비아 공산당수 시절인 89년 티토 대통령이 74년 허용했던 코소보 자치권을 박탈해 버린 극단적 반알바니아 주의자.

14세기 전성기를 구가하던 세르비아 왕국의 유물이 밀집된 「성지(聖地)」 코소보를 지켜내겠다는 그의 굳은 결의 뒤에는 광물등 자원이 풍부한 전략적 요충지 코소보를 쉽게 포기하지 않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깔려있다.

/김지영기자 kimj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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