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토동진 불안감 "명백한 침략" 격앙, 군사조치도 고려 -러시아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신유고연방 공습에 격앙하고 있다. 『주권국가에 대한 명백한 침략행위』로 규정, 군사개입 의지까지 표명했다.
보리스 옐친 대통령은 24일 『한마디로 분노를 느낀다』면서 『공습이 계속될 경우 군사적 성격을 포함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프리마코프총리의 미국방문 중단 유엔 안보리 특별회의 소집요구 NATO 주재 수석군사대표 송환 「평화동반자관계」 프로그램 참여 중단 등을 지시했다.
러시아가 외교적 초강수를 두면서 이처럼 말초적 반응을 보이는 것은 무엇보다 나토의 동진(東進) 정책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 러시아는 나토가 최근 폴란드 등을 흡수하자 극도의 불안감을 표출했듯이 이번 공습마저 방치한다면 구(舊)소련이 구가했던 대(對) 동구권 영향력을 사실상 상실하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러시아는 특히 나토의 이번 공습을 「범슬라브권에 대한 도전」으로 보고 있다. 유고의 세르비아족은 같은 슬라브족인데다 오랫동안 러시아와 정치, 군사적 유대관계를 맺어왔다. 밀로셰비치 유고 대통령이 이날 슬라브 단결을 촉구하고 러시아에 도움을 요청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때문에 러시아가 나토의 공습이 지속될 경우 외교적 공세외에 군사적 지원을 단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유고가 보유한 무기의 대부분이 구소련제여서 지원이 용이한데다, 이미 상당수의 러시아 용병이 유고군에서 활약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갠나디 주가노프 공산당수 등 러시아내 강경파들은 이날 즉각적인 군사 지원을 촉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심각한 재정위기로 국제사회의 도움이 절실한 러시아가 직접적인 군사 개입을 감행할 것으로 보기는 힘들다. 러시아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해 이후 동결한 173억달러의 구제금융 중 최소한 40억달러를 제공하지 않을 경우 이미 지불유예 상태인 채무에 대해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할 수 밖에 없는 절박한 처지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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