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그룹 특혜비리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중이던 지난 97년 돌연 행방을 감췄던 한보그룹 재정본부 상무겸 비자금 관리 총책인 김대성(金大成·47)상무가 도피생활 2년여만에 검찰에 검거됐다. 이에 따라 그동안 공개되지 않은 정태수(鄭泰守) 총회장의 또다른 비자금 내역과 사용처가 드러날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김씨는 78년 한보그룹에 입사한 뒤 그룹내 재정분야에서만 10년 이상 근무한 재정통으로 김종국 전 재정본부장과 함께 그룹내 자금조달과 운용을 총괄해온 핵심인물. 정회장으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받아 자금조달 등 주요사안에 관해선 정회장을 그림자처럼 보좌했다는 게 그룹관계자들의 얘기다.
김씨는 한보에 대한 검찰 수사가 한창 진행중이던 97년1월 그룹 고위층의 지시에 따라 또다른 자금담당 직원 2명과 함께 싱가포르로 떠난 뒤 같은해 9월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농협측이 한보철강의 융통어음 발행 비리를 알고 검찰에 고소하자 또다시 도피생활을 하다 지난 23일 서울지검 특수1부 수사팀에 검거됐다. 검찰은 우선 김씨를 사기 등 혐의로 신병을 구속한 뒤 정회장의 비자금 내역과 사용처에 대해 집중추궁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회장이 지난 2월 국회 IMF환란조사특위에서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에게 150억원의 대선자금을 건넸다고 증언한 점에 비춰 김씨가 김전대통령및 또 다른 정치인들에 대한 정치자금 제공여부와 자금 조성경위, 경로 등을 파악하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김씨가 도피중에 비자금 관련자료를 모두 폐기한 것으로 알려져 김씨가 입을 열지 않으면 검찰 수사도 난항을 겪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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