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이민 희망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나라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해외 이주자 10명 가운데 6명 꼴로 미국행을 택했다. 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 실시 이후 미국비자 받기가 한층 까다로와졌다는 불만의 소리가 높다. 주한 미 대사관의 이민.비이민 비자담당 영사들을 12일 한자리에서 만나 최근의 이민동향, 비자발급 과정상의 문제점등에 대해 알아보았다.-97년말 이래 한국인들의 미국 이민비자 신청이 크게 늘고있다는데.
로버트 사이볼드 (이민비자 담당 영사): 『국내 경제 상황과 이민 욕구간에는 분명히 상관 관계가 있는 것같다. 한국이 IMF 구제금융을 신청하기 이전 7~8년 동안에는 이민 희망자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 추세를 보여왔으나 97년 12월 이후 감소 경향이 일단 멈추고 소폭 증가세로 돌아섰다. 5% 가량 늘어났다.』
-비자 받기가 무척 어렵다는 불평의 소리가 많다.
데이비드 롤먼 (비이민비자 담당 영사): 『한국인들만 더 어려워진 게 아니다. 호주나 러시아, 기타 다른 지역에서도 똑 같은 (비자발급) 규정이 적용된다.』
사이볼드: 『이민 수속의 경우 96년 개정된 이민법 때문에 절차도 한결 복잡해지고 시간도 많이 걸리는 것이 사실이다. 최소한 수개월이 걸리고 경우에 따라 훨씬 더 길어질 수도 있다. 개정 이민법이 공교롭게도 97년 12월 발효했는데 특히 미국에 거주하는 초청자가 준비해야할 신규 재정보증서, 각서 등에 대한 심사작업이 무척 까다로와졌다. 그러나 이는 IMF와는 무관한 우연의 일치다.』
-브로커들의 농간이 심해지고 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사이볼드: 『자주 듣지는 못한다. 이민 수속이 복잡하고 까다롭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전문가를 고용하는 것으로 알고있다. 아무튼 브로커나 이주공사 사람들이 이민 신청자들을 부당하게 취급하는 사례가 있다면 우리도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
롤먼:『이민비자나 비이민 비자를 막론하고 특별대우를 해주겠다거나 손쉽게 처리해 주겠다고 말하는 브로커가 있다면 그 사람은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 그런 사람들은 처음부터 의심해야 한다. 비자에 관한 정보는 대사관 웹사이트(www.usia.gov/posts/seoul/)를 이용하거나 유로전화 서비스 (700-2510) 등을 통해 대사관으로부터 직접 얻는 게 좋다.』
_미국의 새 이민법 가운데 미국에 가는 사람들이 반드시 알아두어야할 사항은.
롤먼: 『새 이민법에는 처벌조항이 추가되고 특히 학생비자에 관한 규정이 강화됐다. 최근 유에스 에이 투데이에 「낙하산 학생」(귀국한 유학생이나 상사주재원들의 현지 체류 자녀들) 기사가 실렸는데 이것은 개정된 비자 관련법을 위반한 사례다. 일단 미국의 사립학교에 입학 허가를 받은 뒤 공립학교로 전학하려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런 사실이 적발되면 그 후 5년 동안 미국비자를 받을수 없다. 더구나 관광비자로 들어가서 학교에 다니다 적발되면 평생 미국 입국의 길이 막히게 된다. 문제학생의 나이가 어린 경우는 부모가 대신 처벌을 받아야 할 정도로 이민법이 엄격해졌다. 따라서 관광비자로 미국에 가서 학생 비자로 바꾸면 된다는 브로커의 말은 절대로 믿으면 안된다.』
-비자 신청자들에게 추가로 전하고 싶은 충고의 말은.
롤먼: 『우리는 비자 발급 과정에서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비자 발급 과정에는 아무런 비밀도 있을 수 없으며, 영향력이 끼어들 소지도 없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는데, 브로커들의 농간에 속지말고 필요한 정보는 대사관을 통해 직접 얻어갈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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