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주재 북한대사관에 억류중이던 북한 전과학기술 참사관 홍순경씨의 아들 원명군이 23일 오후 태국정부에 인도됨으로써 홍씨가족의 행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홍씨부부는 이미 11일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에 의해 「정치적 난민」지위를 부여받음으로써 본인들의 자유의사에 따라 망명지를 선택할 수 있는 신분이다. 홍씨부부는 지난달 9일 피랍도중 태국경찰에 구출됐을 때 현장에서 『한국대사관에 보내달라』고 했다고 전해졌다. 그러나 홍씨부부는 그후 태국외무부직원과의 면담에서 북한공관원들에 억류돼 있는 아들의 신변안전이 선결돼야 행선지를 밝히겠다며 구체적 의사표명을 미뤄온 상태였다.
이같은 상황에서 원명씨의 석방으로 새 국면을 맞았지만 원명씨가 태국외무부에서 『북한으로 가겠다. 부모님들도 함께 갔으면 한다』고 밝힘으로써 사태는 다소 복잡하게 꼬이는 양상이다.
현지외교가에서는 일단 원명씨가 2주일간 억류돼 있는 동안 북한공관원들로부터 「평양행」을 집중적으로 회유당했을 것으로 보고있다. 정부관계자는 『부모와 편안한 분위기에서 대화하게 되면 원명씨의 생각이 바뀔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럴 경우 홍씨가족은 조만간 로마의 UNHCR 난민보호소를 거쳐 망명희망국으로 떠나는 절차를 밟게 된다. 하지만 원명씨가 끝까지 평양행을 고집할 경우 홍씨부부만 망명지로 가게 될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홍씨부부의 망명지로는 한국이 가장 유력하며 미국, 호주, 필리핀 등지도 거론되고 있다. 윤승용기자 syy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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