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현장」(대표 박인배·47·민예총 기획실장)이 거듭 나고 있다. 교육연극집단 「해오름」과 손잡고 만든 「백두 거인의 비밀」이 그 첫 신호.추밀이란 아이가 달콤한 과자를 미끼로 권력을 독점하고 횡포까지 부린다. 그러나 왕따 당하던 아이 신농이 마침내 그를 물리친다. 흑룡거인 대 백룡거인의 대결까지 가세한다는 줄거리.
마당극이지만 구전 동요를 편곡한 음악, 전통 의상, 일상적 몸짓과 발성법 등으로 부모와 아동이 함께 즐길 수 있다. 극단은 『첫 창작 가족 마당극』이라며 『마당극은 곧 운동극 아니면 성인극이라는 선입관을 깰 계기』라고 자신한다.
「양반전」 「봉이 김선달」등 일련의 기성 마당극이 전래 텍스트에 근거한 노골적 성인극, 극단 「아리랑」과 놀이패 「한두레」등의 작품이 비판일변도의 마당극인 점과 좋은 대비를 이룬다. 1월 문예회관소극장 공연에서는 거의 만원 사례를 기록, 마당극의 새 가능성을 보였다.
작품은 또 일반 대중 극단으로서 「현장」의 출발 선언이기도 하다. 「현장」은 88년 창단 이래 「노동의 새벽Ⅰ,Ⅱ」 「이바구 세상」등 일련의 노동극, 현장과의 긴밀한 연계 등 참여극 집단의 대표로만 각인돼 왔던 터.
「현장」은 4월 9~20일 역삼동 삼성주택 모델하우스 전시관에서의 공연을 출발점으로, 수원 인천 김포 일산 순회 공연도 계획중이다. 4월 공연은 특히 모델 하우스라는 일회적 공간을 창조적 공간으로 전환하는 첫 시도라는 점에서도 주목 받고 있다.
이번 성과에 고무된 「현장」은 보험, 학습지 외판 주부의 애환을 만담 형식으로 엮어 낸 마당극을 준비중이다. 평일 11시 2시, 금~일 11시 2시 4시, 월쉼. (02)929_0755~6.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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