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 한 명 장관 뽑는 기분으로 신중히 인선했다』청와대 고위관계자는 23일 매듭된 비서관 인선에 대해 「진중한 인사」라고 자평했다. 업무하중을 덜고 효율화를 기한다는 취지에서 37명에서 40명으로 늘어난 비서관 자리를 놓고 숱한 청탁이 들어왔지만, 능력을 제일 우선시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실제 국민회의에서 자천, 타천이 적지않았지만 새 비서관 자리에 당출신은 한 명도 오지 못했다.
정책3비서관이 없어진 대신 새로 생긴 정무기획 문화관광 과학기술 환경비서관에 언론인 2명, 전문가 2명이 내정됐다. 굳이 당료파를 꼽자면 당 환경전문위원을 지낸 신창현(申昌賢)전의왕시장이나 당을 떠난 지가 오래됐다.
두드러진 점은 김현섭(金賢燮)전 경향신문 정치부장대우가 정무기획, 뉴스메이커 기자출신인 조은희(趙恩禧)전 행사기획비서관이 문화관광비서관을 맡는등 언론인출신이 다수파를 점하게됐다는 사실이다. 40명 비서관중 9명(22.5%)이 언론인 출신으로 YS정권말 47명 비서관중 3명에 비하면 배이상 늘어난 수치다. 특히 정무기획비서관에 청와대내 자체승진이나 당출신 발탁론이 강력히 대두됐지만, 김정길(金正吉)정무수석은 김현섭씨를 택했다. 김씨는 청와대 출입기자에서 바로 비서관으로 옮긴 첫 케이스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똑똑하고 분석력이 있는 친구』라고 촌평했다는 후문.
기존의 자리지만 새 인물이 들어온 국정홍보조사, 정책2, 연설담당비서관에도 언론인과 관료가 들어왔다. 김덕봉(金德奉)정책2비서관은 행쇄위 행정실장, 총리실 규제개혁조정관을 지낸 행정베테랑으로 일반부처 담당자로 적임이라는 게 중론. 한국일보 경제부장 출신인 이병완(李炳浣)국정홍보비서관은 마당발로 홍보에 일익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고도원(高道源)연설담당비서관은 DJ를 오래 취재, 의중을 꿰뚫는 정치부기자 출신.
김태동(金泰東)전정책기획수석의 인맥인 신봉호(申鳳浩)전정책3비서관은 서울시립대 교수로 돌아가게 됐고 연원영(延元泳)전정책1비서관은 청와대 본부대기로 어정쩡한 입장이 됐다. 이를 두고 『청와대에서 나갈 때 더 좋은 자리로 간다는 얘기는 이제 옛 말』이라는 자조가 나오기도 한다.
/이영성기자 leey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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