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마르타 아르헤리치. 그의 연주는 한마디로 놀랍다. 폭풍같은 타건과 스피드, 정확함, 엄청난 스케일을 지녔다. 강렬함과 깊이, 치밀함과 생명력에 청중은 늘 압도당하곤 한다. 94년 내한공연 때 잊을 수 없는 사고가 있었다.바이올리니스트 기돈 크레머와 함께 연주하던 중 피아노 줄이 끊어져버린 것이다. 그뒤 그는 강철 줄을 동강내는 철의 여인으로 기억되고 있다. 50대 후반에 이른 지금, 그는 아무도 부인할 수 없는 우리 시대 거장으로 우뚝하다.
아르헤리치의 어제와 오늘을 보여주는 새 음반 2종이 EMI에서 나왔다. 65년 바르샤바 쇼팽콩쿠르 우승 직후 녹음한 쇼팽 독주곡과, 올해 쇼팽 서거 150주년에 맞춰 녹음된 쇼팽의 피아노협주곡 1·2번.
특히 65년 쇼팽콩쿠르 우승기념 음반은 이번에 처음 빛을 보게 된 것이다. 그동안 음반사 계약상의 문제로 창고에 갇혀있었다. 수록곡은 소나타 나단조와 녹턴, 마주르카, 스케르초, 폴로네즈.
아르헤리치의 65년 쇼팽콩쿠르 연주는 전설처럼 얘기된다. 당시 레코딩 프로듀서였던 수비 그럽은 『그녀는 우리가 마주친 가장 무시무시한 연주자일 것』이라고 말했다.
쇼팽협주곡 1·2번은 샤를 뒤투아가 지휘하는 몬트리올심포니 협연으로 녹음했다. DG에서 먼저 녹음한 1번(지휘 아바도), 2번(지휘 로스트로포비치)도 이미 명반으로 자리를 굳힌 터라 그의 음악이 얼마나 더 깊어졌는지 확인하려는 팬들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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