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사랑은 부모의 몫인가』 법원이 부모의 자식사랑에 감동, 존속살해미수범에 법정 최저형을 선고했다.명문대 운동선수인 A(22)씨는 고교시절 차세대 유망주로 뽑혔다. 그러나 대학에 올라간 뒤부터 후보선수로 전락, 벤치에만 앉아있게 됐다. 특히 동료들은 A씨를 머리도 나쁘다며 「왕따」 취급했다.
A씨가 패륜 범행을 저지른 것은 지난해 7월. 아버지가 경비원에서 쫓겨났다는 말을 듣자 「부모님은 지금까지 나때문에 고생만 했는데…」라는 죄책감과 앞날에 대한 절망감이 그를 엄습했다. 급기야 「우린 모두 사회의 저주를 받았다」라는 생각에 미치자 A씨는 그만 부모에게 흉기를 휘두른 뒤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다. 그러나 어머니는 칼에 찔린채 『너마저 죽으면 우리 제사는 누가 지내냐』며 호소했고 그제야 A씨도 정신을 차렸다.
A씨는 법정에서 모든 잘못을 시인하고 뉘우쳤다. 부모도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그러나 존속살해죄는 법정 최저형이 7년. 1심 재판부는 범행이 미수에 그친 점을 감안,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이어 서울고법 형사2부도 22일 다시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범행이 부모에 대한 불만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고 피고인의 죄책감에서 이뤄진 점과 피해 당사자인 부모를 비롯, 가족 모두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을 감안했다』고 밝혔다.
재판부의 이같은 관대한 처분은 A씨 부모의 탄원서가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자신에게 칼을 들이댄 자식을 위해 부모들은 탄원서를 냈고 『모든 것은 저희 잘못인 만큼 저희들을 대신 처벌해달라』고 호소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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