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그룹 구조조정이 「자산재평가」라는 돌출쟁점으로 인해 전면 제동이 걸렸다. 자산재평가란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가치를 일정시점마다 재평가, 장부에 반영하는 것으로 정부는 자산재평가가 「장부상 숫자놀음」에 불과하다며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5대그룹은 이를 허용하지않을 경우 연말까지 부채비율을 200%까지 낮출 수 없다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현대·대우그룹은 자산재평가를 반영하지않은 수정재무구조개선안을 제출시한(19일)을 넘겨 22일까지도 제출하지않아 주목된다.금융감독위원회와 재계에 따르면 전경련은 이날 『외국에서도 기업구조조정 촉진을 위해 자산재평가를 허용하고 있는데 우리만 허용하지않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자산재평가를 허용할 경우 연말까지 부채비율을 150%까지 낮출 수 있지만 허용하지않을 경우 200%까지도 낮출 수 없다』고 밝혔다.
전경련의 권오용(權五勇)상무는 『미국 유럽은 자산재평가를 이미 허용해왔고 일본도 최근 기업구조조정을 촉진하기 위해 허용했다』며 『자산재평가를 허용할 경우 재무지표가 개선돼 외자유치, 기업매각, 유상증자등이 수월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그룹은 특히 문민정부와의 껄끄러운 관계때문에 90년대 들어 자산재평가를 한번도 하지못해 다른 그룹에 비해 불리하다며 형평성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현대그룹은 자산재평가를 실시할 경우 자산이 6조~7조원가량 늘어나 부채비율 낮추기에 수월해질 것으로 보고 자산재평가를 허용해달라고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외국이 허용하고 있는 자산재평가를 허용하지않는 것이 국익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다』며 『특히 금감위가 자산재평가 허용문제를 놓고 모호한 입장을 보여 혼란을 가중시켰다』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터뜨렸다.
금감위는 그러나 자산재평가를 통한 재무구조개선은 무의미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금감위 관계자는 『기업 재무구조개선작업은 궁극적으로 기업들의 금융부채(이자 부담)를 줄여 수익성을 개선하자는 것』이라며 『장부상 재무지표만 그럴듯하게 만든다고 기업의 금융비용이 줄어들거나 수익성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3월부터 자산재평가를 허용하지않는다는 방침을 누누이 강조해왔고 재계도 이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지않았다』며 『이제와서 경기가 좋아지자 문제를 삼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못박았다.
한편 현대·대우그룹의 주채권은행인 외환·제일은행은 이날 현대·대우그룹에 자산재평가를 반영하지않은 수정재무구조개선안을 제출해달라는 공문을 다시 보냈다.
/유승호기자 shy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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