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든 바이러스가 다른 사람의 컴퓨터에 침입하는 것을 보면 쾌감을 느껴요』 최근 경찰청 컴퓨터범죄수사대에 컴퓨터바이러스를 퍼뜨린 혐의로 붙잡힌 서울 H고 1학년 김모(15)군의 첫마디.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컴퓨터에 푹 빠져 지냈던 김군은 97년 7월부터 「FK」「남벌」「에볼라」「까마귀」등 무려 22종의 컴퓨터 바이러스를 만든 뒤 다른 사람의 아이디를 도용해 통신망에 유포시켰다.지난해 2월에는 중학교 2학년인 한 「천재 학생」이 한해동안 7종의 바이러스를 만들어 유포하다 경찰청에 덜미를 잡히기도 했다.
하지만 수사망에 포착되는 것은 빙산의 일각. 바이러스 유포자를 찾아내기 위해서는 적어도 3~4개월이 걸리는데다 그나마도 철저히 신분을 위장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안철수바이러스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발견된 신종 국산바이러스는 모두 162종. 외국에서 들어온 바이러스가 114종인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수치다. 특히 89년부터 등장하기 시작한 국산바이러스는 해마다 성장세를 거듭, 지금까지 10년만에 모두 648종으로 늘어났다.
이같이 바이러스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것은 컴퓨터 매니아들이 자신의 실력을 과시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설명. 안철수연구소의 바이러스 신고센터 고정한(高貞漢)상담팀장은 『바이러스 개발자들과 백신연구팀들간의 경쟁은 끝없이 계속될 수 밖에 없다』며 『점점 더 바이러스의 파괴력이 강해지는 만큼 수시로 백신프로그램을 업데이트(Update)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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