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人事)에 관해서도 별로 할 말이 없을 것같은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이 급기야 현 정권의 인사문제에까지 입을 댔다. 『김선길(金善吉)장관과 김모임(金慕妊)장관은 마땅히 문책해야 한다. 문제있는 장관에게 책임을 묻지않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것이고 사회불안과 불신을 심화하는 처사다』 18일 저녁 상도동 만찬모임에서의 「YS 말씀」이다.김전대통령의 언사는 여러모로 마음을 산란하게 한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 자신의 생각을 밝히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자유다. 요령부득의 기존 정치권이 김전대통령의 입을 되살려 놓은 측면도 물론 있다. 그렇지만 나라를 이 모양으로 만든 책임을 조금이라도 느낀다면 이런 식의 말은 곤란하다. 방안에서 혼자 하는 소리가 아니기에 더욱 그렇다. 의원들을 10여명씩 불러모아 엮어내는 시리즈물이자, 밖으로 알려질 것을 전제로 한 정치적 목소리내기다.
더 기가 막힐 일은 이달 들어서만 5차례나 열린 상도동 만찬에 초청받지 못한 한나라당 의원은 마치 축에도 끼이지 못하는 분위기까지 형성되고 있다는 점이다. 『「퇴임 1년도 되고 했으니 밥이나 함께 먹자」며 부르는 데 어떻게 안 갈 수 있느냐』는 초반 만찬 참석자들의 겸연쩍음은 어느 샌가 사라지고, 초청자 수가 60여명을 넘어서면서 못 불려간 사람이 오히려 괄호 밖으로 묶이는 듯한 코미디가 연출되고 있다. 반성이 전제되지 않는 YS의 현 정권 비판은 5공세력을 정치판으로 되불러들이는 결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자신의 손으로 「역사 바로세우기」의 묘지에 묻었던 5공 세력의 부활을 막기 위해서라도 YS는 상도동을 폐문(閉門)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을까. /홍희곤 정치부기자 h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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