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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 주연?] `은실이' 빨간 양말 성동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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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 주연?] `은실이' 빨간 양말 성동일

입력
1999.03.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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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꼼하니, 안녕하신게라?』SBS 월화드라마 「은실이」(오후 9시 50분·극본 이금림, 연출 성준기)에는 놓칠래야 놓칠 수 없는 조연이 한 명 나온다. 동물성 머리기름인 「찌꾸」를 잔뜩 바르고, 약간 작은 줄무늬 감색 양복을 입고, 빨간 양말과 넥타이를 맨 「양정팔」. 억센 전라도 사투리로 드라마를 휘젓고 다니는, 60년대 극장의 막일꾼. 어느새 「빨간 양말」로 친숙해진 탤런트 성동일(32)이다.

그는 드라마 초반만 해도 한 회에 대사가 한 마디뿐인 「남자 1」이었다. SBS 공채탤런트 1기 출신이니 벌써 8년째. 입사동기인 오대규는 스타가 됐는데 아직 단역을 못 벗어난 처지가 서러웠다. 하지만 재미있는 얼굴표정과 사투리를 밤새 연구해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드라마 분위기를 바꾸는 데 기여했다. 작가는 「남자 1」에서 「정팔」로, 다시 「양정팔」로 비중을 높여줬다. 이제 「빨간 양말」없는 「은실이」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가 됐다.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제대로 해보자 결심했어요. 드라마 「제3공화국」에서 길용우(박정희 역)선배님이 입었던 감색양복을 빌리고, 60년대 멋쟁이들이 신었던 빨간 양말도 구했습니다. 몸매를 돋보이려고 빨간 내복도 입었지요. 그리고는 전라도 화순의 친구집을 찾아가 사투리를 배웠어요』

고생이 많았다. 유한공전 기계설계학과에 재학중이던 85년 대학로 분위기에 반해 연극판에 뛰어들었다. 처음 맡은 일은 포스터 붙이기. 다음 해 「금관의 예수」에 단역으로 출연하는 행운을 얻었고 91년 탤런트로 변신하기까지 「남한산성」 「아스피린」등 수십편의 연극에 출연했다. 하지만 연극배우생활 7년 6개월 동안 번 돈은 120만원. 당시 부평역 앞에서 포장마차를 하던 홀어머니(60)로부터 1,000원씩 용돈을 타 생활했다. 탤런트 면접시험에서 『돈 벌려고 탤런트가 되고 싶다』고 말한 것은 결코 과장이 아니었다. 『제 나이에 맞는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성동일. 얼마전 핸드폰 「019」CF까지 찍은 사실이 아직도 믿겨지질 않는다고 한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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