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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 '어린 호기심'의 잔인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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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 '어린 호기심'의 잔인한 끝

입력
1999.03.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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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후회가 됩니다. 호기심으로 시작했을 뿐인데… 』지난주 청소년사랑실천 시민연합 조명현(曹明鉉)원장은 한 40대 남자로부터 『중학교 3학년인 딸이 성폭행을 당해 임신했는데 어떻게 해야하느냐』는 문의를 받았다. 하지만 조원장을 만난 딸 A(15)양은 머뭇거림 끝에 원조교제를 통해 1년동안 50명이 넘는 어른과 사귀었다는 충격적 사실을 털어놓았다.

지난해 초 「이성에 대한 호기심을 해결하세요」라는 제목으로 생활정보지에 실린 폰팅서비스광고를 보고 장난삼아 전화를 건게 화근이었다. A양은 폰팅을 통해 알게된 「어른」들의 꾐에 빠져 결국 원조교제라는 늪에 빠졌다. A양은 조원장에게 『처음에는 피자를 사주는 등 친절하던 아저씨들이 나중에는 본색을 드러냈다』며 『나중에는 자포자기 심정이었다』고 울먹였다.

A양은 이달초 성병에다 임신까지 하자 고민끝에 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거짓말을 했지만 끝까지 진실을 숨기지는 못했다.

조원장은 『지난해부터 폰팅 등으로 성폭행 등을 당했다는 청소년 피해가 일주일에 3~4건씩 접수되고 있다. 10대 소녀들은 호기심에 전화대화방을 이용하지만 딸같은 아이들과 원조교제를 하려는 어른들의 집요한 꾐에 빠지게 된다』며 일벌백계차원의 엄정한 처벌을 호소했다.

검찰도 18일 A양이 밝힌 원조교제 상대자 50여명에 대해 신원파악에 나섰다. 검찰은 이들을 윤락행위방지법 등 처벌가능한 법규는 모두 적용해 엄정조치하기로 했다. 하지만 탈선의 뿌리를 뽑으려는 노력이 없는 이상 제2의 A양과 철면피한 「어른」들이 다시 나오지 않으리라고 장담할 수 있을까. 이주훈기자 ju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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