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18일 낮 최창규(崔昌圭)성균관장 등 전국 유교지도자 145명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함께 했다.이 자리에서 金대통령은 「유교 및 충효사상의 21세기적 해석」을 자세히 정의해 주목을 끌었다. 유교가 민주주의와 일맥상통하며 충효사상을 새롭게 해석·실천해야 한다는 것이 골자. 김대통령은 최근 TV에서 방영되는 「왕과 비」를 언급, 『조선왕조의 충효사상은 세조가 단종을 죽임으로써 퇴색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충의 대상인 왕을 죽임으로써 충이 사라졌고, 아버지인 세종대왕이 세조에게 손자를 잘 보살피라고 신신당부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을 듣지 않음으로써 효사상도 퇘색됐다는 것.
김대통령은 『조선왕조는 세조 이후로 왜소해졌으며, 유림도 소소한 문제에 시비를 걸어 당파싸움을 일삼게 됐다』고 비판하고, 『가정이건 나라건 정신적 철학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국가를 충의 대상으로 삼으면 과거 일본처럼 군국주의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충의 대상은 바로 국민이라고 강조했다. 효에 대해서도 김대통령은 『과거 농경사회 대가족시대에는 맹목적인 효가 중요시됐으나 21세기 핵가족, 개성이 존중되는 시대에는 자신의 인권과 신념을 지키면서 효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결론적으로 『충의 대상은 국민이고 따라서 국가가 국가답지 못하면 백성이 국가(정부)를 몰아내며, 효도를 위해서는 부모도 부모다워야 하며 자식의 효도 뿐만 아니라 사회적 효도도 합쳐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성기자 leey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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