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제품에 운명을 걸어라」.「노사분규는 무조건 없어야 한다」. 「주력제품을 국민상품으로 키워라」. 「아스피린 100년 왕국」을 건설한 독일 바이엘 의 3대 경영철칙이다.아스피린 탄생 100돌을 맞은 3월6일. 독일 레버쿠젠에서 이날 열린 아스피린 100주년 기념행사에서 만프레드 슈나이더 회장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슈나이더회장은 『인류의 건강을 지켜준 아스피린은 신이 인간에게 준 최고의 명약』이라며 『바이엘은 아스피린의 영광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엘은 「한우물 파기」경영과 노사평화(무분규), 주력상품의 「국민제품화」를 통해 최일류기업으로 성장, 세계시장을 석권했다. 100년동안의 아스피린 판매량이 세계인구의 60배가 넘는 4,000억정에 달한다.
간판상품에 끝까지 승부를 거는 「코어브랜드」전략은 바이엘의 독특한 경영방식이다. 핵심역량을 집중, 최고의 상품을 키워내는 것이다. 일시적으로 유행하다 사라지는 「반짝상품」이나 「구색맞추기용 상품」은 찾아보기 힘들다.
바이엘은 이를 위해 매출액의 10%를 넘는 액수를 연구개발비로 투자하고 있다. 바이엘의 연구개발노력은 창업이후 지금까지 모두 14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지원한 것으로도 입증된다. 바이엘코리아 황연희(黃連熙) 마케팅담당이사는 『자금과 인력의 집중을 위해 시장성이 제한된 제품은 외주나 매각을 통해 과감히 넘긴다』며 『수백가지 제품을 모두 다루는 한국의 「백화점식」경영과는 판이하다』고 설명했다.
바이엘은 노사갈등이 없는 무분규기업으로도 유명하다. 고문이사회를 통한 노조의 경영참여와 원활한 대화채널로 수십년째 분규없이 안정적인 생산조직을 유지하고 있다. 바이엘의 사사(社史)에는 분규라는 말이 없다.
「국민약품화」전략도 바이엘이 내세우는 성공요인이다. 소비자와의 유대를 강화하기 위해 창업초기부터 대규모 스포츠·문화사업을 시작, 「국민기업」의 이미지를 굳혔다. 만프레드 크레머 의약사업부 담당이사는 『바이엘이 후원하는 스포츠클럽이 독일내에만 31개, 회원도 5만여명에 달한다』며 『100주년 축제에 5만여명의 시민들이 찾아와 성황을 이룰 만큼 국민약품의 이미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한국의 대기업들이 저마다 세계 초일류기업이 되겠다고 외치고 있지만 바이엘은 『아무나 초일류기업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레버쿠젠=배성규기자 veg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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